북, 오바마 취임앞두고 `위협전술’ 재연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북한이 또다시 화려한 위협전술을 구사하고 있다.

북한은 이날 오전과 오후 외무성 대변인과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을 내세워 미국과 한국에 대한 ’위협 메시지’를 보냈다.

우선 외무성 대변인은 조선중앙통신과 가진 문답에서 미국과의 관계정상화와 핵문제는 별개라며 미국의 핵위협이 남아있는 한 관계정상화가 이뤄져도 핵보유 지위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북측이 직접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이는 오바마 행정부의 국무장관으로 내정된 힐러리 클린턴의 최근 발언에 대한 반박 성격이 짙다.

힐러리 내정자는 13일 열린 청문회에서 북한과의 관계정상화에 대해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완전하고 검증가능한 방식으로 제거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며 부시행정부의 ‘선(先) 핵포기-후(後) 관계정상화’ 정책을 계승할 것임을 시사했다.

북한은 힐러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전날 ‘비핵화보다 북미관계정상화가 먼저’라고 주장한 바 있어, 지금의 형국은 북한의 입장에 미국이 반대입장을 표명하자 북한이 이를 재반박한 모양새다.

오바마 정부가 출범하기도 전에 이처럼 북한과 미국이 비핵화와 관계정상화의 선후 관계를 놓고 티격태격하는 모습은 일종의 기선잡기로 해석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오바마 정부에서도 핵문제를 포함한 북.미 간의 협상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임을 예감케한다.

외교 소식통은 “비핵화와 북.미 관계정상화는 행동 대 행동으로 동시에 이뤄져야 하는 사항이라는 점을 북한과 미국 모두 잘 이해하고 있을 것”이라며 “지금의 입장 표명은 신경전에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오바마 정부가 경제위기와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문제, 중동문제 등으로 인해 북한문제를 시급하게 다루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속에 오바마 정부의 관심을 끌기 위해 자신들의 주장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지금의 신경전은 북한에 대해 상대적으로 유화적일 것이라는 관측을 낳기도 했던 오바마 정부에서도 북.미 간에 지루한 줄다리기는 변함없이 이어질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특히 힐러리 내정자의 발언 등으로 미뤄볼 때 오바마 정부도 북한과 이른바 ‘통 큰 협상’을 하기보다는 부시 행정부와 같은 점진적인 접근방식을 취할 가능성이 높아 단시일 내에 북미관계에 있어 의미있는 변화를 기대하기는 힘들다는게 외교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북한의 남측에 대한 메시지는 보다 위압적이다.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의 성명은 남북 관계의 현상황을 ’대결국면’을 규정한 뒤 “우리의 혁명적 무장력은 그것을 짓부수기 위한 전면대결태세에 진입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전면대결태세 진입’이라는 표현 속에는 북한이 앞으로 국제사회를 ’깜짝 놀라게 할’ 물리력 동원도 불사하겠다는 결의가 느껴진다. 서해에서의 무력충돌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총참모부 대변인도 “우리 혁명적 무장력의 강력한 군사적 대응조치가 뒤따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오바마 정부 출범에 맞춰 북한이 보다 다양하고 높은 수준의 ’위협전술과 행동’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북한은 미국의 새정부 출범에 맞춰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하는 행위를 해왔다”면서 “하지만 이번의 경우 남북관계가 경색된 상황이어서 그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 지 짐작하기 힘든 국면”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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