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열차 시험운행 8월 넘기나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남북관계 경색국면이 지속되는 가운데 북측이 지난 5월 말 일방적으로 취소했던 경의선.동해선 열차 시험운행이 다시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남북이 지난 6월 초 열린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경추위) 제12차 회의에서 열차 시험운행 실시를 조건으로 남측이 북측에 8월부터 경공업 원자재를 유상으로 제공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당시 채택된 합의문에는 ‘조건이 조성되는데 따라 발효된다’고만 돼 있을 뿐 열차 시험운행이 조건으로 명시되지는 않았지만 북한도 열차 시험운행이 조건이라는 데 동의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따라서 합의대로 경공업 원자재가 제공되기 위해서는 이달 중 열차 시험운행이 이뤄져야 한다.

현재로서는 미사일 발사 이후 쌀 차관 제공을 유보한 우리 정부의 조치에 이산가족 상봉행사 중단을 선언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북한이 전격적으로 열차 시험운행을 실시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특히 미사일 발사와 이후 계속된 북한의 강경 대응 배경에는 군부가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어서 역시 군부의 반대로 무산된 것으로 알려진 열차 시험운행이 성사될 여지는 희박하다는게 중론이다.

북한의 핵실험 준비설이 제기되는 등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감이 다시 높아지고 북한이 크게 반발해온 한미 합동 군사훈련인 을지포커스렌즈가 실시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그렇다.

실제 아직까지 열차 시험운행과 관련한 북측의 움직임은 전혀 감지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열차 시험운행이 미사일 발사 및 6자회담 등과 무관한 사안인 만큼 북한이 이를 이행할 가능성이 아주 없지는 않다는 게 정부 안팎의 관측이다.

경공업 원자재가 식량만큼 급하지는 않겠지만 식량 못지않게 생필품도 부족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이 8천만달러에 이르는 남측의 경공업 원자재 지원을 그냥 무시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분석도 없지 않다.

정부의 대북 수해 지원을 계기로 북측의 태도가 누그러질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만약 북한이 열차 시험운행을 전격적으로 제의해 온다면 우리 정부도 고민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미사일 발사 이후 강경해진 국내외 여론을 감안하면 경공업 원자재를 대규모로 지원한다는 게 껄끄럽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문서로 합의된 사안을 지키지 않을 수도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미사일 발사 이후 쌀과 비료 제공은 유보했지만 열차 시험운행과 연계된 경공업 원자재 제공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따라서 다소 논란은 있겠지만 열차 시험운행이 이뤄지면 우리도 약속한대로 경공업 원자재를 제공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꽁꽁 얼어붙은 남북관계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열차 시험운행을 하지 않으면 ‘경공업 협력 합의서’ 자체가 백지화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합의문에 ‘남북 당국 합의에 따라 수정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어 8월이 지나더라도 합의서 이행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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