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열차시험운행 왜 미룰까

수차례의 합의에도 불구하고 성사되지 못한 남북간 철도 시험운행이 계속 미뤄지면서 그 배경과 전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남북은 지난 달 27∼28일 개성에서 제11차 철도도로연결 실무접촉을 가졌지만 철도 시험운행 및 개통 일정을 잡지 못한 것은 물론 시험운행을 위한 준비작업 내용에 대해서도 합의하는 데 실패했다.

그 배경으로는 북측의 소극적인 태도를 꼽는 전문가들이 많다.
물론 북측은 이번 접촉에서 역 구내의 노반공사를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추가로 자재와 장비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부가 열차 운행에 반드시 필요한 추가 자재에 대해서는 지원에 긍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진 만큼 북측의 이런 요구가 이번 합의 실패의 주된 원인은 아니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그렇다면 북측은 왜 철도 시험운행 등에 대한 세부 일정 확정에 소극적일까.

더욱이 이는 과거 남북회담에서 날짜까지 잡지는 못했지만 월 단위까지는 그 시행시기에 합의, 수차례 합의문에 담았던 내용이기 때문에 궁금증이 더해진다.

실제로 2004년 6월 9차 경제협력추진위원회(경협위) 때는 그 해 10월 열차 시범운행과 경의선.동해선 도로를 개통하고, 2005년에 철도 개통식을 갖기로 했었고 작년 7월 제10차 경협위에서도 군사적 보장조치가 마련되면 그 해 10월 열차 시험운행을 거쳐 연내에 철도도로 개통식을 갖기로 재합의했지만 모두 성사되지 못했다.

북측은 10차 경협위 직후인 작년 7월 28∼30일 철도도로연결 실무협의회 5차회의에서는 철도종업원용 살림집 건설과 철도연결구간 북측 구역의 전철화공사를 지원해달라는 요구사항을 들고나와 우리측을 곤혹스럽게 만들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의 이 요구는 열차운행을 지연시키기 위해 전술적으로 나온 것이란 관측을 낳았다. 물론 북측은 이후 이 요구를 재론하지 않고 있다.

이렇듯 북측이 합의 이행은 커녕 새로 날짜를 잡는 데 미적거리는 것은 철도 시험운행이라는 카드의 효용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북측이 대북 경공업 원자재 제공사업을 비롯해 우리측에서 받을 수 있는 가짓수를 늘리는 데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인 셈이다.

다시 말해 북측도 철도도로 개통을 단일 사안으로 보지 않고 남북관계의 큰 틀 속에서 다각적으로 접근할 대상으로 활용하려한다는 해석인 것이다.

이런 시각은 대북 원자재 제공 규모에 대한 남북간 합의가 철도도로 개통, 임진강 수해방지, 서해상 공동어로 등을 위한 북측의 군사적 보장조치와 맞물려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설득력을 갖는다.

관심을 모으고 있는 김대중(金大中.DJ) 전 대통령의 방북 구상과 관련해서는 DJ가 열차방북을 희망한 6월까지는 시간 여유가 충분하다는 점도 고려됐을 것으로 보인다.

남북은 앞으로 조속한 시일 내에 다시 만나 시험운행 시기를 협의하기로 했지만 남북대화 일정에 비춰 일단 2∼3일 판문점에서 열리는 제3차 장성급군사회담에서 열차 운행을 앞당길 수 있는 돌파구가 마련될 지 주목된다.

그러나 철도도로 문제가 장성급회담과 무관하게 추진돼 온 사안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남북 경협 당국 간 큰 틀에서 풀릴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