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시장서 식료품 등 국산 선호 증가… “소젖 사탕 맛있다니까요”

북한 과자
북한에서 생산된 각종 사탕 및 과자. /사진=데일리NK

북한 경공업 제품의 국산화가 진전되면서 시장에서 중국 제품 일변도에서 벗어나 국산 식료품, 주방용품, 신발 등이 다수 선보이며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고 내부 소식통이 24일 알려왔다.

북한 경공업 국산화 정책의 성과가 주민들에게 피부적으로 느껴지기 시작한 것은 2010년대 이후부터이다. 북한 선전 매체나 평양 방문자들은 평양 제1백화점에 판매되는 상품들 가운데 국산품이 다수(조선신보는 80%라고 주장)이고, 국산 매장에 소비자가 몰리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일반 주민들이 이용하는 시장에서도 국산품 판매가 늘어 이제는 중국 제품을 품질면에서도 앞서고 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이날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평양에서 생산한 당과류와 탄산단물은 주민들도 평소에도 자주 찾는 상품이 됐다”면서 “부엌이나 아파트 주방에는 세제, 비누 제품도 국산품을 많이 쓰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일반 주민들에게 국산 과자는 명절에나 맛 보는 정도였다. 그러나 금컵체육인종합식료공장과 오일 식료공장, 송도원 식료가공공장 등에서 생산이 정상화 되고 품질 수준도 개선되면서 시장에서 자체 생산한 스낵이나 비스켓 등을 맛볼 수 있게 됐다.

소식통은 “송도원 식료가공공장에서는 세포 등판(목장)에서 생산되는 젖소의 생산물을 가공해서 만든 말랑말랑한 ‘소젖 사탕’도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탄산단물도 맛이 여러가지 나오는데 룡봉 식료공장과 고려항공 식료공장 등 여러 식료공장들에서 상품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보통강 고려항공식료공장과 룡성 식료공장, 대동강 식료공장 등에서는 나오는 생선 통조림 제품은 주부들의 일손을 줄여주는 역할도 하고 있다고 한다.

김정은은 2013년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인민생활과 관련한 생산을 늘려가고, 특히 경제발전의 주 타격방향인 농업과 경공업 분야에 역량을 집중시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러한 경공업 우선 정책과 경영 자율화 조치 등이 겹치면서 식료품 등은 시장에서 중국 제품보다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가 많아지고 있다.

소식통은 “간부들이나 돈 있는 사람들은 외국담배를 높이 평가하고 선물을 많이 했다”면서 “국산은 열 몇가지 상품에 불과했는데 지금은 공장도 여러 곳에 생기고 담배 종류도 40 종류 이상으로 늘어나 굳이 외국산 담배를 찾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신발 생산 단위도 중국과 합작으로 현대화된 기계설비를 갖추게 되면서 매대에 진열할 정도로 개선됐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노동화나 천신 같은 기능적인 신발들에만 국한되지 않고 모양이 좋은 남녀 구두를 공급하기 때문에 굳이 중국산을 찾지 않아도 된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미 북한 휴대폰 사용자 600만 명은 예외 없이 국산품을 이용한다. 대형 LED나 노트북도 국산제품이 팔리고 있다. 지난해 11월 정보화 성과 전시회에서는 ‘컴퓨터 지원설계, 기계번역, 얼굴식별, 음성인식 프로그램 등이 선보이기도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원자재 및 내부 부품을 아직까지 중국 및 외국산에 의지하고 있다는 한계를 지적하고 있다.

소식통은 베트남 하노이에서 개최되는 제2차 북미대화에서 대북제재 해제 조치가 나올 경우 미칠 영향에 대해 “제재가 없어지면 우리 경공업 기술이 더욱 촉진되고 국산 제품의 질적 우수성이 높아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미진 기자
경제학 전공 mjkang@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