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미군유해 송환 배경과 전망

방북중인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가 11일 미군유해 6구와 함께 판문점을 통해 남한으로 돌아올 예정이어서 유해송환에 나선 북한의 의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유해 송환은 북한이 리처드슨 주지사에게 먼저 제의한 것으로, 이번 조치는 ’2.13합의’ 이후 개선조짐을 보이고 있는 북미관계에 윤활유 역할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각종 전쟁에 참가한 자국 군인들에 대한 사후 처리를 전사자에 대한 예우로 중시하고 있는 미국의 약한 고리를 파고들어 북미간에 유화적 분위기를 만들어보겠다는 북한의 제스처라는 것이다.

특히 지난달 뉴욕에서 열린 북미관계정상화 실무그룹 회의에서 북미 양측이 수교문제까지 심도있는 논의를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가운데 북한의 미군유해 송환은 관계정상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과 전쟁을 벌였던 베트남도 1995년 수교를 하기 앞서 1987년부터는 미군유해를 본국으로 돌려보내는 일을 시작했고 이로 인해 전쟁으로 인한 양국간 적대감정이 조금씩 허물어질 수 있었다.

따라서 리처드슨 주지사의 방북을 계기로 북한이 자발적으로 미군의 유해를 송환함으로써 북미관계가 호전될 수 있는 하나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더군다나 이번 조치는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로 ’2.13합의’에 따른 초기이행조치가 시한을 넘길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북한의 이행의지에 대해 국제사회가 의구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지는 만큼 북한의 합의 이행의지를 우회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만 하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이 미국 대표단과 만나 자리에서 “조지 부시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초당적으로 구성된 미 대표단이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한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평가하면서 BDA자금이 공식 해제되는 즉시 유엔 핵사찰단의 방북을 허용할 것임을 내비친 것도 이러한 연장선에서 이해할 수 있다.

미군 유해 송환은 이러한 정치.외교적 의미와 더불어 북한에게 경제적으로도 도움을 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1996년부터 미국과 평안북도 운산과 함경남도 장진호 인근 등 두 곳에서 미군유해 공동발굴작업을 벌여 2005년 사업이 중단될 때까지 총 33회에 걸쳐 220여구의 유해를 발굴했었고 미국은 발굴지원비로 연평균 약 200만달러를 지급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005년까지 미국에서 들어간 자금은 2천800만달러로 BDA에 묶여 있는 자금보다도 많은 액수를 기록했다.

따라서 북한은 이번 유해 송환을 계기로 미국과 유해발굴사업을 재개함으로써 매년 200만달러에 달하는 수입을 염두에 뒀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유해발굴사업은 북한 군부가 직접 관장하는 사업이어서 다른 남북간 경제협력사업이나 교류사업과 달리 결정과 이행이 신속히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미국에서 전달되는 자금도 군부가 사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의 의도가 어디에 있든 미군 유해를 반환하는 노력은 북미관계 개선에 대한 열망을 보여준다”며 “앞으로 미국과의 회담과 접촉이 늘어날수록 이러한 조치들은 더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