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러시아 `끌어안기’

북한이 17일 구 소련과 체결한 경제문화협력협정(1949.3.17) 56주년을 맞아 러시아와 친선 및 경제협력 증진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북한의 노동신문과 민주조선은 이날 양국 관계가 이 협정을 바탕으로 높은 수준에서 강화돼왔으며 앞으로도 더욱 발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선중앙방송도 “지금으로부터 56년 전 우리 나라와 소련 정부 사이에 첫 경제문화 협정이 체결됐다”며 “최근 조ㆍ러 친선협조는 여러 분야에 걸쳐 확대되고 심도있게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미국과 갈등의 골이 깊어질수록 러시아와 돈독한 관계를 맺어왔지만 최근에는 한층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2.10성명’ 발표 후 첫 공개활동으로 러시아 국립아카데미 베로즈카 무용단 공연을 관람했고 지난 8일에는 평양주재 러시아대사관을 전격 방문하는 등 러시아와 우호관계를 대외에 과시했다.

북한의 입장에서 보면 러시아는 중국과 함께 이념을 같이해 온 오랜 우방인 동시에 국제사회에서 북한을 지지하고 지원하는 방패막이 역할을 해주고 있다.

특히 미국과 일본이 공동 전략목표를 발표하는 등 동맹을 강화하고 대북압박에 보조를 맞추고 있어 북한으로서는 러시아와 우호관계를 돈독히 할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북한은 미국의 일방주의에 대항, 러시아와 공동 보조를 취해 나갈 방침임을 천명하고 있다.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 부위원장은 지난달 15일 러시아대사가 마련한 연회에서 “두 나라는 앞으로 침략과 전쟁, 내정간섭과 2중 기준, 지배와 예속을 비롯한 불평등과 부정의(불의)에 반대하고 공정한 세계질서 수립을 위해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 나가야 할 것”이고 말했다.

노동신문(3.15)은 쿠릴열도 4개 섬을 되찾으려는 일본의 움직임에 대해 “일본이 주변나라의 영토 강탈을 노리고 영토 분쟁을 격화시키고 있다”고 일본을 비판했다.

북한은 러시아가 국제사회에서 제 목소리를 내는 데 힘을 실어주면서 러시아도 북한의 대미정책에 협력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실제 러시아 정부는 북핵문제에 대해 6자회담의 틀 안에서 평화적 해결, 한반도 비핵화 등 원칙적 입장을 강조하면서 미국의 대북 정책에 비판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

여인곤 통일연구원 국제관계연구실장은 “러시아는 북한의 핵보유에 대해 유감을 표하면서도 미국이 먼저 북한의 안보를 보장해줘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러시아는 당분간 한반도 주변국과 동등한 발언권 확보와 남북한에 대한 균형적인 관계 유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으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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