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대남대응 어디까지…정부 시각은

북한이 지난 13일 제19차 남북장관급회담이 사실상 결렬된 이후 우리측에 대한 대응조치를 속속 취하면서 그 후속조치가 어느 수위까지 이를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측의 조치는 지난 19일 이산가족 상봉을 더이상 하지 않겠다며 8.15특별 화상상봉을 취소하고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 건설공사를 중단하겠다고 통보한 데 이어 그 후속조치로 면회소 건설현장의 인력을 21일 사실상 추방했다.

북측은 또 21일 오후에는 개성에 있는 남북경제협력협의사무소에 상주하던 9명의 북측 인원 가운데 소장을 포함한 당국 소속 3∼4명을 철수시키겠다고 통보했다.

북측은 이처럼 잇따른 조치의 이유로 인도적인 대북 쌀.비료 지원 논의에 우리 정부가 응하지 않은 것을 꼽았다. 쌀 차관 논의 중단에 따른 보복조치인 셈이다.

정부 당국자는 23일 “원래 북측이 요구한 쌀 차관 50만t 가운데 45만t은 우리가 직접 (차관으로) 제공하고 나머지 5만t은 국제기구를 통해 주려고 했는데 상황이 이렇게 됐다”고 말했다.

우리측은 이미 수차례에 걸쳐 미사일을 쏠 경우 대북 지원을 중단할 수 밖에 없다고 북측에 경고했는데도 불구하고 북한이 발사를 강행함에 따라 우리 독자적인 판단에 따라 지원 논의를 유보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이에 따라 북측의 반응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고 정부는 북측의 추가 조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사일 문제의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면 쌀.비료 지원에 대한 입장 선회가 불가능한 상황인 만큼 북측이 우리측을 압박하기 위해 추가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통일부는 그러나 우리측에 타격이 큰 이산가족 상봉 중단에 대해 “예상했던 일”이라고 밝히면서도 예상되는 추가 조치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앞으로도 북한이 남북관계에서 카드를 사용할 텐데..”라고 우려하면서도 그 내용에 대해서는 “말이 씨가 될 수 있다”며 언급을 피하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다만 “이산가족 상봉 중단은 파급효과가 대단히 큰 것이지만 그에 비해 경협사무소 당국 인원 철수는 좀 작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향후 조치와 관련한 주시 대상은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이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와 관련, “금강산관광은 남북 중 어느 쪽(이 쓸 수 있는) 카드인지 좀 애매하다”고 말했다.

금강산관광은 지난 해 이미 관광객 누계가 100만명을 돌파한 ‘밀리언셀러’로, 중단될 경우 남북 양쪽에 실이 된다는 성격을 감안한 발언으로 보인다.

북측 입장에서는 매달 100만 달러 안팎의 관광 대가 수입을 올리는 알토란 같은 사업이라는 점을 감안할 것이며 우리로서도 남북 민간경협의 물꼬를 튼 상징이라는 점을 고려할 것이라는 분석인 셈이다.

개성공단의 경우 수입 가운데 근로자 임금으로 가는 부분이 많은데다 아직 개발이 초기단계에 머물고 있는 상태를 감안하면 북측 입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카드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북측은 개성공단의 장래성도 동시에 고려할 것이라는 게 정부 안팎의 관측이다. 개성공단에 잘못 손을 댄다면 앞으로 개발 및 분양이 표류하면서 미래의 이익을 스스로 차 버릴 수 있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추가 조치와 관련, 다음달 평양에서 열리는 8.15 공동행사에 우리측의 당국 대표단을 초청할지 여부도 관심거리다.

북측이 개성 경협사무소에서 당국자를 철수시킨 조치를 놓고 당국 관계를 당분간 끊기 위한 신호탄으로 보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8.15 행사에 당국 대표단의 참석을 배제하는 것은 남북관계에 상징적인 추가 조치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 당국자도 “8.15 때 북한이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북측이 초청자에 해당하는 만큼 먼저 제의를 하는 게 순서로 보이지만 북측이 제안하더라도 고민거리는 남는다. 대화 무용론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제안에 선뜻 응하는 것도 쉬운 선택은 아닌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