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김정일의 `은근한 총애’264대연합부대는?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함경북도 지역에 시찰을 나가면 심심찮게 들러 ‘힘을 실어주는’ 군부대가 있다. 북한 언론의 보도를 그대로 인용하면 이 부대 명칭은 ‘인민군 제264대연합부대’이다.


비근한 예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5일 김 위원장이 함경북도 청진시 소재 ‘김책제철연합기업소’를 시찰하고 이 대연합부대를 찾아가 예술선전대 공연을 봤다고 전했다.


중앙통신은 특히 김 위원장이 “장병들과 함께 공연을 보고 감사를 표시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작년 9월에도 함북 일대 경제시설을 ‘현지지도’ 한 뒤 이 부대 지휘부를 시찰, ‘장병들과 함께’ 인민군 직속 공훈국가합창단 공연을 봤다.


작년 2월에도 김 위원장은 함북 ‘무산광산연합기업소’를 현지지도하고 이 부대의 예술선전대 공연을 관람했는데, 이 자리에서 후계자로 내정된 김정은(김 위원장 3남)의 첫 찬양가요 ’발걸음’이 합창됐다고 그 다음날 북한 언론이 보도했다.


작년 1월8일 김정은의 생일을 기해 그를 후계자로 내정한 뒤 그 다음달 이 부대에서 열린 합창 공연을 통해 김정은 찬양가요를 처음 선보인 셈이다. 물론 당시 조선중앙통신은 연주된 합창곡들을 소개하면서 ‘발걸음’이 어떤 곡인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이런 정황을 종합할 때 ‘264대연합부대’는 김 위원장이 각별히 챙길 만큼 어떤 상징성을 갖는 부대인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군 편제에서 ‘대연합부대’는 우리의 ‘군단’과 비슷하며 이 부대의 내부 명칭은 ‘인민군 9군단’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개된 사실만 봐도 이 부대의 중요성을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다. 우선 북한이 국제사회의 엄중한 경고를 무시한 채 두 차례 핵실험을 강행한 길주군 풍계리와 미사일 발사 기지인 화대군 무수단리가 모두 이 부대 관할 안에 있다.


‘선군정치’를 앞세우며 ‘자위력 확보’란 명분 아래 핵무기 개발을 강행해온 북한 입장에서 보면 가장 중요한 군사.정책 시설이 모두 이 부대 관할지 안에 있는 셈이다.


또 북한 주민들의 ‘도강 탈북’이 빈번한 함경북도의 북중 국경지역도 이 부대 관할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상징성을 굳이 찾는다면 이 부대의 전신으로 알려진 ‘청진 6군단’ 해체 사건을 들 수 있다.


북한군 역사상 최악의 ‘군기 문란’ 사례로 꼽히는 이 사건은 김영춘 현 인민무력부장(국방위원회 부위원장 겸직)이 1994년 말 이 부대 군단장으로 부임하면서 불거지기 시작했다.


김영춘의 부임 직후 일부 지휘간부들의 외화 착복, 기밀누출 혐의가 드러나면서 국가안전보위부 등 감찰기관들이 ’집중검열’에 착수했고 이 과정에서 군단 정치위원 등 장성 10여 명이 가족과 함께 처형되고, 대대장급 이상 장교가 전원 제대 또는 교체되면서 부대 자체가 완전 해체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북한군과 주민들 사이에서는 “6군단이 반체제 쿠데타를 기도하다 발각됐다”는 소문도 파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지휘부와 병력의 대대적인 ‘물갈이’로 완전 해체된 6군단 대신 청진 일원에 주둔하게 된 부대가 바로 9군단인 것이다.


핵과 장거리 미사일 시설을 모두 관할하는 이 부대에서 김정은 ‘찬양가요’ 합창을 처음 선보임으로써 상징적으로 군부의 ‘충성맹세’를 받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그런 맥락에서 나온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