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김계관 부상과의 6박7일 숨바꼭질

북미관계 정상화를 위한 물꼬를 텄다는 평가를 받은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이 7일(현지시각) 새벽 많은 이야깃거리를 남긴 채 귀국길에 올랐다.

김 부상은 이날 오전 6시30분 유나이티드항공 여객기를 이용, 뉴욕을 떠났으며 샌프란시스코를 들려 베이징으로 향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상은 6박7일간에 걸친 이번 방미 기간에 모든 일정을 비공개로 진행하면서 취재진과 숨바꼭질을 계속했으며 미국 정부는 국무부 소속 외교경호실(DSS) 요원들을 파견, 물 샐 틈 없는 경호작전을 펼쳐 주목을 받았다.

◇ 여유로운 김 부상 = 김 부상은 뉴욕 체류기간 내내 밝은 표정을 보이면서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관람하는 등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김 부상은 4일 오후 뮤지컬 ’더 프로듀서스’를 관람하고 맨해튼 코리아타운 내 한 음식점을 찾은 데 이어 북미 실무협상 첫날인 5일 밤에는 술에 취한 듯한 모습으로 숙소로 돌아오는 장면이 목격되기도 했다.

귀국 길에 오르기 위해 6일 새벽 5시20분쯤 호텔을 나온 김 부상은 기다리고 있던 취재진들에게 추운데 뭐하러 기다리느냐면서 쏟아지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은 채 건강하라는 말만 남긴 채 공항으로 떠났다.

북미는 매서운 꽃샘 추위가 찾아온 가운데 이틀 간 실무협상을 벌였지만 공식 협상 시간은 8시간 정도에 불과했으며 이 가운데 근 4시간을 만찬과 오찬에 할애했다.

◇ 숨바꼭질의 연속 = 김 부상은 지난 1일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한 직후부터 DSS 요원들의 24시간 보호 아래 움직였으며 그의 행적을 쫓는 취재진과 숨바꼭질을 계속했다.

미 경호팀은 공항에서 북한 대표단 가운데 일부를 취재진이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내보낸 뒤 국내선 출구를 통해 김 부상 일행을 이동시켰으며 일부 취재진이 오토바이까지 동원해 추격하자 고속도로 입구를 막아 추격을 원천봉쇄했다.

뉴욕에서는 숙소와 협상 장소는 공개됐지만 나머지 일정에 대해서는 함구로 일관, 김 부상이 이동할 때마다 맨해튼 도심에서 추격전이 벌어졌다.

북미협상 마지막날인 6일에는 김 부상이 오찬 협상 뒤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를 취재진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일종의 바람잡이 역할까지 하는 이례적인 모습까지 연출했다.

당초 오찬 회동에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던 힐 차관보는 협상결과에 대한 브리핑에서 오찬회동 참가사실을 공개했으나 현장 취재진들이 그럴 리 없다는 반응을 보였을 정도로 취재진을 상대로 한 이례적인 북미 간 공조체제가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 삼엄한 경호 = 김 부상은 지난 2000년 찰스 카트먼 당시 한반도 평화회담 특사와 회담을 위해 뉴욕을 방문했을 때에는 경호 없이 움직였지만 이번에는 10여명으로 구성된 전담 경호팀의 철저한 경호를 받아 눈길을 끌었다.

경호팀은 샌프란시스코에서 뉴욕으로 향하는 비행기에서 사전 경고를 무시한 채 김 부상 일행에 접근을 시도한 일부 취재진을 비행기에 잠시 붙잡아 놓고 조사한 데 이어 맨해튼에서도 수시로 취재진에게 신분증 제시를 요구하는 등 취재진의 접근을 엄격하게 차단했다.

미 정부는 국무부 소유 리무진을 뉴욕으로 보내 김 부상이 이용토록 했으며 공항에서도 김 부상 일행이 공항청사를 거치지 않고 바로 숙소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세심하게 배려했다.

그러나 김 부상의 협상 파트너인 힐 차관보는 실무협상이 시작된 5일 워싱턴에서 뉴욕으로 비행기로 이동한 뒤 택시를 타고 협상장인 월도프아스토리아호텔에 나타났으며 미 협상단도 미니밴 승용차를 이용해 대비됐다./뉴욕=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