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국제기구-NGO 선별적 잔류 희망”

북한은 대북 인도주의 원조 활동에 참여하는 국제기구와 비정부기구(NGO)들에 대해 선별적으로 잔류를 허용한다는 방침이라고 유엔 고위 관리가 28일 밝혔다.

제네바를 방문중인 얀 에겔란드 유엔 인도주의업무담당 사무차장은 이날 유엔 유럽본부 출입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인도주의 업무의 개혁과 수단 다푸르 기아사태, 자연재해와 기후 변동 등 3개 당면 과제를 설명하는 가운데 이같이 밝혔다.

에겔란드 사무차장은 북한이 국제기구와 NGO의 연내 철수를 요구한 것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유감스럽게도 지난주 뉴욕에서 최수헌 북한 외무성 부상으로부터 이 같은 입장을 공식적으로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정부가 유엔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와 몇몇 NGO들의 평양 사무소는 철수해야 한다는 입장은 확고한 것 같다고 전했다.

에겔란드 사무차장은 다만 북한측이 원조가 `긴급구호’에서 `개발지원’으로 전환돼야 한다는 원칙하에 인도주의 업무에 관여하는 다른 유엔기구들에 대해서는 개발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해 잔류할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 함께 북한측은 국제적십자사연맹(IFRC)도 개발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계속 활동할 것을 희망했다고 밝혔다.

에겔란드 사무차장은 유엔은 어린이를 포함한 북한의 취약계층의 고통이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이를 우려하는 입장이라면서 앞으로 북한측과의 협의과정에서 기존 사업의 상당부분이 지속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많은 기존사업들의 `개발지원’의 성격을 갖추고 있다면서 연말까지 사업을 갑작스럽게 중단하는 것보다는 사업의 단계적 축소가 바람직하다는 것이 유엔의 희망이며 이를 위한 합의의 여지도 있는 것으로 믿고 있다고 밝혔다.

에겔란드 사무차장은 미국 등이 대북 지원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북한측 주장에 일리가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유엔의 지원은 10년 넘게 지속되고 있고 매우 효율적으로 이뤄졌으며 대단히 비정치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에 덧붙여 유엔의 대북 지원은 어린이를 포함한 5-600만의 취약계층을 위한 것이며 결코 북한 정부를 돕기 위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북한측은 지난해 8월 유엔의 통합지원프로그램(CAP)보다는 유엔 통합프로그램보다는 개별 기구나 비정부기구(NGO)를 통한 지원형태를 더욱 선호한다며 2005년부터 CAP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통보, 이를 관철했다.

이와 함께 OHCA의 철수도 요구해 사실상 올해를 끝으로 평양사무소의 폐쇄는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에겔란드 사무차장은 지난 3월 제네바를 방문했을 당시에 북한측이 OCHA상주대표를 더이상 환영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OCHA의 경우, 평양사무소에 외국인 직원 1명과 내국인 직원 4명 등 모두 5명이 근무하고 있다. OCHA가 철수 압력을 받고 있는 것은 이 기구가 사실상 대북 지원 역량이 없는데다 주목적인 조정역할도 미흡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추측된다.

대북 인도주의 원조에 참여하는 국제기구와 NGO들은 이달초 북한측의 철수 요구에 당혹해하면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특히 유엔의 대북 식량지원 창구인 WFP가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있다.

WFP가 견제를 받은 이유로 최근 국제사회의 호응이 부진해 지원 역량이 약화된 점과 남한의 대규모 식량 지원과 10년만의 대풍으로 식량 사정이 나아진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WFP는 2주전과 지난주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북한측이 오는 11월 30일까지 식량 지원과 모니터링 활동을 종결할 것을 요구했으며 이에 따라 11월 중순까지 현지의 19개 영양식 공장의 가동을 중단할 계획이라고 각각 밝혔다.

WFP는 60명의 인력을 15명선으로 줄이라는 요구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북한에서 활동하는 국제 NGO들은 ‘세이브 더 칠 드런’을 포함해 모두 12개에 이르며 지원규모가 작은 만큼 사업 정리가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유엔과 국제기구 소식통들은 그러나 세계보건기구(WHO)와 유엔아동기금(UNICEF), 국제적십사자연맹(IFRC) 등은 북한측의 신뢰하는 만큼 잔류할 가능성이 높지만 외국인 요원의 감축과 북한 요원의 참여를 확대하는 방향을 취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제네바=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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