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올해 농업을 주공전선으로 설정한 가운데 경공업의 발전에 올인하고 있어 주목된다.
북한 경공업성은 평양방직기계공장, 평양 선교편직공장, 평안북도 영변견직공장, 평안남도 안주편직공장, 황해북도 신계고구마가공공장, 량강도 삼지연기초식품공장 등 10여개 공장의 개선.현대화를 목표로 세우고 모든 힘을 쏟고 있다.
또 과학원 경공업과학분원 소속 연구자들은 고구마 가공품 생산설비, 콩가공품 생산공정을 기계화하는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북한이 올들어 경공업에 올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은 올해가 노동당 창건 60주년이라는 점에서 경제성장을 주민들이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도에서 출발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를 위해 북한은 올해 내각 전원회의 확대회의에서 농업 및 경공업에 주력하기로 하고 자전거 조립공장을 비롯한 경공업 공장의 현대화와 비단 등 인민소비품 증산을 결의했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으로는 주민들의 생활과 직결된 경공업의 발전을 통해 북한사회 내부적으로 생겨날 수 있는 불만의 목소리를 잠재우겠다는 의도 속에서 중장기적 발전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
북한이 세운 목표에도 불구하고 내부적으로 자원 고갈과 기술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에서 외부의 도움에 눈을 돌릴 수 밖에 없는 상황.
지난달 12일 끝난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제10차 회의에서 남북 양측은 남측이 내년부터 의복류, 신발, 비누 등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원자재를 북측에 제공하기로 했다.
북측은 아연, 마그네사이트 등 지하자원 개발에 대한 투자를 남측에 보장하고 생산물을 제공하게 된다.
북측에 풍부하게 매장된 광물을 남측에 제공하고 남측의 자본과 기술, 자재를 받아 경공업을 성장시키겠다는 것이다.
이같은 북한의 경제발전전략은 남북경협 창구역할을 해온 남북경제협력위원회를 내각의 위원회로 위치시켜 남북경협을 전반적인 국가운영과 연계시킨데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남한과 함께 중국도 경공업 발전을 위해 북한이 기술과 자본을 받아들일 수 있는 또다른 창구.
중국 방직 및 피복공업 대표단은 지난달 23-28일 평양을 방문해 북측과 피복산업에서의 협력문제에 대해 논의했을 것으로 관측되며 이같은 중국의 행보는 앞으로 더욱 가속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학생들의 교복 공급 등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특히 섬유산업의 협력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동안 주민들의 실생활과 유리된 중공업 우선전략을 추구함으로써 경제난을 가중시켜온 북한이 남한 및 중국과 협력을 통해 경공업 발전전략을 성공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