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개화사상 어떻게 평가하나

북한은 19세기말∼20세기초 애국계몽 활동을 펼친 개화사상가들의 이론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비판적 견해를 곁들였다.

허성진 김일성종합대학 교수는 11일 입수된 이 대학 학보(철학ㆍ경제학 2004년 가을호)에 기고한 논문에서 위암 장지연(1864∼1920), 단재 신채호(1880∼1936), 백암 박은식(1859∼1925), 월남 이상재(1850∼1927) 등 개화사상가의 이론은 “당시 우리 인민의 민족적 각성을 높이고 나라를 근대적으로 발전시키는데서 진보적 역할을 했다”고 높이 평가했다.

이들의 애국계몽사상은 일제의 침략을 반대하고 민족의 자주권을 고수할 것을 주장하는 ‘반침략 애국사상’과 부패한 봉건제도를 청산하고 나라의 근대적 발전을 지향하는 ‘반봉건 부르주아 개혁사상’으로 일관돼 있다고 설명했다.

허 교수는 특히 이들의 견해 중에서 높이 평가해야 할 것은 “역사의 주체를 민족으로 본 것”이라며 “철학사 발전의 견지에서 볼 때 당시에는 이론 실천적으로 매우 가치있는 견해”였다고 분석했다.

장지연 선생 등이 사회발전 법칙을 ‘생존경쟁’과 ‘우승열패’로 해석한 것은 “비록 비과학적이고 반동적이기는 하지만 당시 민족의 힘을 키워 나라를 침략한 일제와 맞서자는데 목적을 둔 것이므로 일정하게 긍정적 의의를 가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이 “사회역사를 계급투쟁의 역사로 보지 못하고 초계급적으로 고찰한 것”이나 “사회발전의 요인 및 동력을 과학기술의 발전과 민족의 단합, 민족정신, 애국심으로 본 것”은 한계라고 지적했다.

가령 민족의 단합을 사회발전의 요인 및 동력으로 본 견해는 민족의 단합된 힘으로 일제와 맞서 독립을 이룩하자는데 목적을 둔 것으로 비록 긍정적이기는 하지만 “자주적 사상의식을 가진 인민대중의 창조적 힘에 의해 역사가 발전한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또 계몽사상가들은 민족단합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실현 방도를 제시하지 못함으로써 결국 “민족단합에 대한 견해는 공상적이고 추상적인 것으로 되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허 교수는 특히 “계몽사상가들이 계급적으로 볼 때 당시 일정한 세력으로 등장하고 있던 신흥 부르주아 세력의 요구와 이해관계를 대변한 것이었지 인민대중의 요구와 이해관계를 반영한 것은 아니었다”고 못박았다.(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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