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가뭄 피해에 중앙 정치행사도 연기한 듯

북한이 5월 말~6월 초 개최를 예고했던 근로단체 대표자회의가 6월 중순이 지나도록 개최 소식이 나오지 않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근로단체 대표자회의는 북한이 전국 단위로 개최하는 회의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이다.  


노동신문은 지난달 7일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 조선직업총동맹, 조선농업근로자동맹, 조선민주여성동맹 대표자회의가 5월 말부터 6월 초 사이에 수도 평양에서 진행된다”고 전한 바 있다.


하지만 15일까지도 북한 매체는 관련 소식을 내보내지 않고 있다. 북한이 대내외 매체를 통해 개최를 예고한 행사가 연기 되자 그 배경을 두고 가뭄 피해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번 대표자회의에는 농업 근로자들도 포함돼 있어 ‘가뭄’ 대책과 관련이 있다는 주장에 신빙성을 더하고 있다.


근로단체 대표자회의 개최는 4월 11일 진행된 제4차 당 대표자회 결정을 받들어 김정은 체제의 안정을 확고히 다지기 위한 차원이다. 최근에는 소년단 전국대회를 평양에서 개최해 김정은에 대한 충성 모임을 가졌다.    


북한이 농촌지원 총동원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근로단체 대표자회의를 소집한 것은 이 시기가 근로단체 등 정치단체 대표들에게는 상대적으로 한가롭기 때문이다. 총동원 기간에는 정치단체가 조직하는 강연회, 학습, 생활충화 등 조직행사를 축소하거나 진행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최근까지 근로단체 회의와 관련해 이렇다할 움직임이 관측되지 않은 데는 일단 유래없는 가뭄으로 최악의 식량작황 위기를 맞았기 때문일 수 있다. 농촌 지원에 힘을 싣기 위해 행사를 무기한 연기 또는 유보시켰을 가능성이다.    


북한은 현재 모내기 전투 외에 매일 새벽과 저녘 시간을 이용해 ‘밭 물주기 전투’를 보내고 있을 만큼 가뭄 피해 줄이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노동신문도 13일 평안북도 가뭄 상황을 소개하면서 230여개의 우물을 새로 파고 천수백개의 낡은 우물과 700여개의 굴포를 다시 보수하였으며, 곽산군에서는 매일 500여개의 소달구지를 통원하여 물 운반에 나섰다고 밝혔다.


조선중앙TV도 매일 각도별 피해막이 소식과 주변국(태국, 미얀마 등)의 가뭄 상황을 방영하면서 모든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해 난관을 극복하자고 독려하는 실정이다.


이처럼 각종 매체를 동원해 연일 가뭄 대책을 독려하고 있는 상황에, 김정은에 대한 충성심 확보차원의 무리한 정치행사를 개최할 경우 오히려 비난여론에 직면할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가뭄 피해의 위험한 고비를 넘긴 후 회의가 재소집될 가능성을 예상해 볼 수 있다. 하지만 북한에선 매해 7, 8월 장마 피해가 발생한 점을 감안하면, 올해 회의 소집 자체가 어려운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낳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