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軍간부 상대로 “적 도발 시 핵 선제타격으로 멸절” 강조

黨창건일 맞아 '김정은 영도 10년' 기념 강연·기록영화 방영...소식통 "수뇌부 다독이기"
김정은式 '선군정치'도 부각..."핵 무력 고도화 이뤄내" 선전

대구경 장거리 방사포와 전술유도무기 화력타격훈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019년 5월 4일 동해상에서 진행된 대구경 장거리 방사포와 전술유도무기 화력타격훈련을 참관했다고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사진= 노동신문 홈페이지 캡처

북한 당국이 당 창건(10·10) 76주년을 맞아 전군(全軍) 장령, 군관 대상으로 김정은 국무위원장 영도 10년 경축 기념강연회와 영화문헌학습 형태로 기록 편집물을 방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12일 데일리NK 북한 내부 군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10일 총정치국, 총참모부, 국방성 등 군 간부들을 상대로 20여 분짜리 ‘경애하는 최고령도자 김정은 동지를 모시고 진행된 영웅적 조선인민군 창건 85돐(돌) 경축 조선인민군 군종 합동타격시위’라는 제목의 기록영화가 방영됐다.

우선 영화는 김 위원장이 2017년 4월 25일 사회주의 조선, 필승의 위력이 과시되는 격동적인 시기에 조선인민군 군종별 합동 타격 시위훈련을 조직하도록 지시했다면서 이를 ‘영도의 현명성’이라고 선전했다.

또한 이를 독창적인 군사전략 사상으로 인민군대를 영도한 김 위원장의 업적이라고 평가하면서 ‘조국통일의 대문도 포병이 열고 조국통일의 축포도 포병이 쏘아올리자’는 구호가 세워져 있는 합동타격시위 지휘소인 전선동부비행장을 찾았다는 점도 부각했다.

이른바 무력 최고사령관의 ‘특별한 포병 사랑’이 적화 통일로 완성된 미래 한반도와 연결돼 있다고 주장하면서 영도력을 칭송한 셈이다.

영화는 이후 한발 더 나아간다. 건군 사상 첫 군종합동타격시위 훈련에 인민군 장병들이 ‘미제와 더러운 추종세력들의 머리우(위)에 멸적의 불소나기를 퍼붓고 극악무도한 원쑤(원수)들의 소굴을 최후멸망의 무덤으로 만들어놓을 불타는 적개심에 충만 해있다’는 것.

이에 대해 내래이션은 ‘단호하고도 무자비한 타격력으로, 한다면 하고 싸우면 반드시 이기는 인민군대는 미 본토와 태평양작전지대 전 구역을 조준경 안에 집어넣고 최후명령의 시각을 기다리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또한 ‘우리 인민의 철천지 원쑤 미제침략자들에게 죽음을 주자’는 내래이션과 함께 분별없이 날뛰는 침략세력들을 흔적도 없이 초토화해 버리자며 박정천(전 총참모장)의 사격 구령에 일제히 포문을 연 포병집단군 타격 모습에 환하게 웃는 김 위원장을 조명했다.

영화는 또 ‘영용한 포병들이 목표들을 사정없이 두둘겨 팬다, 적대 세력들에게는 오직 무자비한 징벌로 대답하는 우리 일당백 포병 무력의 불의 맛이 어떤 것인가를 잘 보여줘야 한다는 게 최고사령관의 뜻’이라고 김 위원장의 의중도 소개했다.

특히 영화는 종결 부문에서 ‘적들이 우리의 거듭되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끝끝내 천악무도한 군사적 도발로 나오려고 한다면 우리 혁명무력은 이미 선포한 대로 강력한 핵 선제타격으로 침략의 아성을 지구상에서 완전히 없애버리고 조국통일의 역사적 위업을 기어이 성취하고야 말 것’이라는 해설을 달았다.

이는 김 위원장이 지난 11일 3대혁명전시관(평양시 서성구역 련못동)에서 개최된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 기념 연설에서 ‘미국이 북한에 적대적이지 않다고 믿을 근거는 없지만, 북한의 주적은 남한이나 미국 같은 특정국가가 아니다’고 밝힌 것과는 결이 다른 사상 교양이 인민군 내부에서 진행 중인 셈이다.

김정은 3대혁명전시관
북한이 국방발전전람회 ′자위 2021′ 개최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연설하고 있는 모습. / 사진=노동신문·뉴스1

아울러 ‘주체의 선군혁명로선을 계승발전시켜 인민군대를 최정예강군으로 키우신 강철의 영장의 빛나는 10년’이라는 내용의 10p짜리 자료를 토대로 강연도 진행됐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구체적으로 이번 강연을 통해 북한은 “장군님(김정일)의 선군로선(노선)을 대를 이어 빛나게 계승·발전시켜 나가시는 최고사령관 동지 방식의 선군정치는 ‘핵, 미사일, 군사적 무력 고도화’의 군사·국방 기술 선행 원칙이라는 점을 명백히 했다”고 한다.

이는 김 위원장이 모든 정책에서 군을 앞세우는 김정일식 ‘선군정치’을 ‘핵무력 고도화’를 더하는 방식으로 발전시키고 있다는 식으로 군 수뇌부를 다독였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에 대해 소식통은 “원수님 영도 10년의 역사는 미제와 그 추종세력과의 대결전에서 핵 선제타격이라는 무장력 고도화를 다그치는 자랑찬 나날이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면서 “이는 최종적으로 최고사령관의 비범한 군사 사상과 지략의 결실이라는 결론으로 이끌기 위한 과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