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美 경제봉쇄 맞서 유로화 결재 전환

북한의 한 경제학자는 북한 당국이 달러에서 유로화로 외화결재 수단을 바꾼 것은 미국의 경제봉쇄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밝혔다.

북한 사회과학출판사가 발행하는 ’사회과학원 학보’ 최근호(2005년 3호)에 따르면 윤재창 박사는 기고문을 통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미국의 단계별 금융제재 정책에 맞서 2003년부터 일체 외환거래와 유통, 결제를 달러 대신 유로화로 하도록 지시했다고 전했다.

윤 박사는 “지금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달러 이외에도 유로를 비롯한 여러 가지 전환성 화폐로 사용하면 미제의 금융제재 책동은 사실상 맥을 추지 못하게 된다”며 “우리 나라에서는 모든 외화에 대한 기준화폐를 유로로 정하고 외화 표시와 시세를 유로를 기준으로 다시 설정, 발표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나라 은행에 있는 우리 나라의 달러 돈자리(계좌)도 모두 유로 돈자리로 전환하고 모든 무역회사와 대외 경제기관이 다른 나라와 무역계약을 맺는 경우 결제화폐를 유로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 나라에 대한 미제의 경제봉쇄 책동은 어제 오늘에 와서 시작된 것이 아니다”라며 미국 내 북한 자산 동결, 대북 신용대출과 투자 금지, 방북 여행자의 상품구입 제한(100달러 이하), 전략물자 통제 등을 사례로 꼽았다.

특히 “미제의 경제봉쇄 책동은 1990년대 핵 및 미사일 문제를 둘러싼 정치.군사적 압력과 병행해 최고 절정에 이르렀다”면서 “호전광 부시는 1994년 10월 체결한 조.미 기본합의문을 전면 부정하고 전면적인 경제봉쇄를 더욱 강화했다”고 지적했다.

윤 박사는 이어 “미제의 경제봉쇄 정책으로 인해 우리 인민이 입는 피해가 헤아릴 수 없이 크다”고 인정하면서도 “미제는 우리의 선군(先軍)위력과 자립적 경제제재의 생활력 앞에 무릎을 꿇고 경제제재를 스스로 완화하는 길로 나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국내 전문가들은 북한이 2002년 말부터 달러화 사용을 전면 중단한 배경에 대해 반미(反美)를 표시하는 정치적 의미와 함께 단기적으로 ’장롱 달러’를 끌어내려는 경제적 의도가 있는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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