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日 조총련 탄압은 ‘현대판 인종청소’” 주장

▲10일 진행된 일본 규탄 평양 군중대회

일본 당국의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건물 매매금지 가처분 조치 등과 관련, 북한은 일본이 동포들의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조사를 요청하는 서한을 유엔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특히 일본에 거주하고 있는 자국민들이 ‘현대판 인종청소’에 해당하는 박해를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박길연 유엔 주재 북한 대사가 최근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에 대한 일본 정부의 유래없는 탄압과 관련,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에게 6일자로 서신을 보냈다”면서, 최근 조총련 건물과 토지가 경매로 넘어간 것은 “조선의 주권에 도전하는 사악한 위반행위”라고 역설했다.

박 대사는 “일본의 이 같은 범죄 행위는 유엔 인권위원회의 우려 대상에 포함된다”며 “최근 조총련에 대한 일본 정부의 처우를 ‘현대판 인종청소’로 분류해 제 61회 유엔총회의 의제로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수천만 달러의 자금을 북한에 비밀리에 전달하는 등 현재까지 약 5억달러가 넘는 채무를 지고 있는 조총련은 도쿄에 있는 중앙본부의 건물과 토지가 차압조치까지 당한 상태다.

이와 관련 지난달 일본 부실채권 정리회수기구(RCC)는 조총련을 상대로 낸 소송을 통해 조총련에 청구액 627억엔(약4719억원) 전액 지불을 명령하고, 조총련 본부 토지·건물에 대한 매매금지 가처분 조치를 내렸다.

앞서 조총련 도쿄본부를 비롯해 조총련 지방본부와 학교 등 29개 시설 가운데 9곳이 RCC에 압류됐고, 앞으로 나머지 20곳도 압류될 위기에 처해있다.

그러나 북한은 일본 당국의 이같은 조치에 대해 일본 내부의 법적·경제적 문제가 아니라 조총련을 붕괴시키기 위한 대북 적대정책의 상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북한은 일본의 조치에 대응하기 위해 전방위 공세를 펼치고 있다.

북한은 지난 10일 평양시 군중대회를 여는 등 ‘일본의 조총련 탄압 정책’을 규탄하는 군중집회를 전국으로 확산시키고 있다. 집회에서는 ‘악의 땅 일본 열도를 통째로 쓸어버리고야 말 것’ 등 원색적 비난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일본 규탄’ 군중대회를 연 것은 2001년 조총련 본부에 대한 압수수색 이후 6년만에 처음이다.

이같은 북한의 강력한 대응은 조총련 채무 문제를 외교문제로 비화시켜 정치적 해결을 도모하고, 조총련 내부의 분열을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10일 ‘김정일은 어떻게 일본 팬들을 잃었는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1990년대 들어 북한의 가혹한 인권탄압의 실상이 알려지고 2002년에는 북한 정권이 1970년 이후 일본인들을 납치한 사실까지 드러나고, 지난해 핵실험까지 실시하면서 재일조선인들은 북한정권이나 조총련과 멀어지게 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조총련이 전방위 노력을 통해 위기 탈출을 시도하고 있지만 수억달러의 채무를 감당하기 어려운 조건에서 향후 쇄락의 길을 재촉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북한이 이 문제를 6자회담과 연결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임에 따라 상황이 반전될 가능성도 있다. 북핵 문제와 납치문제에서 양국이 전향적인 해결책을 찾을 경우 조총련 채무 문제는 다양한 형태로 해결 가닥을 잡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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