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文·安 당선 절박하자 朴 ‘NLL 사수’ 비난 안해

북한이 단일화를 약속한 문재인·안철수 대선 후보에 대한 지원사격에 본격 나섰다. 표면적으로는 박근혜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지만, 내용을 보면 야권의 정권탈환에 대한 기대치가 반영돼있다. 

남한의 차기 정권을 국제적 고립탈피와 체제 안정화에 활용하려는 김정은 정권의 절박함이 최근 전면적인 대선 개입에 드러난다. 8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이 조선중앙통신사 기자와의 문답에서 밝힌 내용도 이 같은 기류를 반영하고 있다. 


일단 박근혜 후보의 외교·안보·통일 정책을 조목조목 비판하면서도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관련한 공약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언급이 없다.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양보’ 발언이 야권 후보에게 불리하게 작용하자 NLL 문제 쟁점화를 꺼리는 인상이다. 


북한은 지난 9월 국방위 담화에서 “역사적인 10.4 선언에 명기된 조선 서해서의 공동어로와 평화수역 설정 문제는, 철두철미 북방한계선 자체의 불법 무법성을 전제로 한, 북남 합의 조치의 하나”라고 해놓고도 이달 2일에는 새누리당이 존재하지 않는 남북 간 합의를 근거로 선거에서 북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말을 바꿨다.  


박 후보의 정책에 담겨 있는 북한의 대내외 상황인식에 대해 강한 거부반응을 보이는 것도 마찬가지다. 박 후보의 정책이 김정은 정권의 안정화에 직접적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조평통이 ‘자유민주주의질서에 기초한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을 계승하겠다’는 박 후보의 공약을 ‘체제대결기도’ ‘흡수통일 망상’이라고 비난한 것도 이 때문이다. 만성적인 경제난과 김정은에 대한 불신으로 남한에 대한 동경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박 후보의 공약을 위협으로 느낄 수 있다. 


여기에 “핵이 무엇인지, 그 근본해결책이 어디에 있는지도 똑똑히 모르면서 그 무슨, 억지니 안보우선이니 강변하고 있다”고도 했다. 핵이 자위적 차원이라는 점과 미국의 대북 적대시정책이 그 원인이라는 지금까지 주장의 연장선상이다.


당면 과제인 국제적 고립에서 탈피하고 남한의 경제적 지원이 절실한 김정은 정권으로서는 자신에게 우호적인 남한 정권이 절실한 마당에 ‘억지력’과 ‘국제공조’를 앞세우고 있는 박 후보의 정책은 부담일 수밖에 없다.


북한인권법, 탈북자 문제에 대한 언급에 ‘역겨운 망발’이라고 반응했다. “이명박 역도의 대북정책보다 더 위험천만한 불씨를 배태하고 있는 전면 대결공약, 전쟁공약”이라고 비난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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