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중대 발표’ 징후 안보여

북한이 노동당 창당 60주년(10.10)에 즈음해 ‘중대 발표가 있지 않을까’ 하는 일각의 제기와는 달리 창당기념일을 하루 앞둔 9일 오후 8시 현재 별다른 징후는 보이지 않고 있다.

북한이 ‘승리자의 대축전으로 맞자’고 창당 60주년에 공을 들여 온 것을 고려하면 최근 꼬리를 물고 나오고 있는 후계문제, 경제 부흥 및 2002년 7.1 경제관리개선조치 후속 조치 단행, 노동당 7차 대회나 당 대표자대회 개최 등 중요 현안 관련 입장표명이 어떤 형태로든 나오지 않을까 하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이 때문에 노동당 창당 60주년 기념 중앙보고대회 개최 여부도 관심을 끌었으나 열리지 않았다. 창당 기념일 보고대회가 매년 개최돼 오다가 1998년부터 열리지 않고 있다. 이로 볼 때 당일인 10일에도 열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 김일성 주석 생일, 정권수립 기념일 등 주요 기념일 때면 통상 하루 전날 보고대회를 열어 왔다.

노동당 창당 60주년과 관련한 북한 매체의 보도는 ‘선군정치 찬양’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9일 나온 ‘조선노동당은 위대한 어머니당이다’라는 제목의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논설은 “오늘과 같은 시기에 총대를 약화시키는 것은 인민의 운명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라고 강조, ‘선군정치’를 계속 추구해 나갈 것임을 밝혔다.

이날 조선중앙방송 논설도 “선군의 기치 따라 나가는 우리 당의 앞길은 휘황찬란하며 우리에게는 더 큰 승리가 기약돼 있다”며 비슷한 논조를 폈다.

앞서 김정일 노동당 중앙위 총비서 추대 8주년 축하 노동신문 사설도 “정세가 어떻게 변하든 끝까지 사회주의 위업을 고수해 나가려는 것이 우리 당의 드팀(변함)없는 의지”라고 밝혔다.
북한은 요즘 노동당 창당 60주년 축제 분위기다.

연인원 10여만 명이 참여한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아리랑’이 8월 중순 개막돼이미 두 달 전부터 축제 분위기가 후끈 달아 올랐다.

이와 함께 거리와 건물에는 온통 ‘60주년’, ‘경축’ 등 현수막이 날리고 토론회, 전시회, 전람회, 영화와 연극을 비롯한 각종 문화공연 등이 속속 개막되면서 평양시를 비롯한 북한 전체가 축제 행사장으로 변했다.

굵직굵직한 산업시설도 속속 완공되고 있다.
노동당 창당 60주년을 앞두고 북.중 친선의 상징인 대안친선유리공장을 비롯해 총 연장 270여㎞에 이르는 백마-철산 수로, 대동강 상류에 건설된 녕원발전소(평남 녕원군) 댐, 자전거 생산기업인 조-중합작 평진자전거합영공장 등 ‘130여개 대상’이 건설되거나 현대화됐다.

또 중국과 러시아를 비롯해 많은 외국 사절단을 초청한 것도 눈길을 끈다.
우이(吳儀) 국무원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정부 대표단과 러시아의 콘스탄틴 풀리코프스키 극동 연방지구 대통령 전권대표 일행을 비롯해 멀리 아프리카 앙골라와 쿠바에서도 축하사절단이 방북했다.
많은 외국인이 집단체조 ‘아리랑’을 관람차 방북, 평양시는 그야말로 외국인으로 북적(?)거리고 있다.

중국의 우이 부총리와 러시아의 풀리코프스키 전권대표 등은 북한 관리들과 회동, 핵문제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여 어떤 결과가 나올지도 주목된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