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비핵화ㆍ비핵지대화’ 언급 의도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리고 있는 제4차 6자회담에서 북한이 첫 전체회의 기조연설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비핵지대화’를 동시에 언급, 그 의도와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 북한이 언급한 한반도 비핵화와 비핵지대화는 용어의 의미에서부터 분명한 차이점이 있다.

비핵화는 남북이 지난 1991년 합의한 한반도 비핵화선언에 따라 남과 북이 한반도내에서 평화적 목적 이외의 핵을 저장.생산.사용하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북한을 제외한 미국 등 6자회담 당사국들은 대체로 북한의 핵무기 폐기를 주장하면서 이 같은 의미의 한반도 비핵화에 무게를 뒀다.

그러나 북한은 한반도 비핵화와 함께 이 보다 한 층 더 포괄적인 ‘한반도 비핵지대화’를 전략적으로 꺼낸 것이 아닌가 하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비핵지대화’는 남북한의 비핵화는 물론, 육상, 해상, 항공 등 외부로부터 전방위에서 핵무기의 반입을 금지하는 개념으로 북한은 미국을 겨냥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개념하에서는 북한은 한미 합동훈련을 위한 미국의 핵항공모함 등의 한반도 해역 진출에도 분명히 문제를 제기할 것이다.

북한은 27일 6자회담 전체회의 기조연설에서 비핵지대화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남한내 핵무기 철폐 및 반입금지’, ‘핵우산 제공 철폐’ 등까지 언급한 것으로 전해져 비핵화지대에 대한 의도를 분명히 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 같은 비핵화지대 주장에 대해 북한의 핵폐기 이후 미국의 핵위협으로부터 체제안전을 확실히 보장받기 위한 전략으로 평가하고 있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북한은 체제안전 보장을 위해 자신들에게는 비핵화를, 남측과 미국에는 비핵화지대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일연구원 전현준 기조실장도 “북한은 자신들의 핵폐기시 자신들을 위해 외부에서 핵을 들여올수 없다고 판단에 따라 남측에 대해서도 비핵지대화를 요구, 체제안전을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북한의 이같은 비핵화지대 요구에도 불구, 이 문제가 당장 6자회담에 큰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견해를 나타내고 있다.

고유환 교수는 미국이 적어도 형식적으로 한반도 비핵지대화를 이뤘다고 판단하고 있고 비핵지대화 문제가 회담 초기 의제가 될 수 없다고 분석했다.

그는 오히려 “미국은 북한이 들고 나온 ‘평화체제’를 더 골치아픈 의제로 생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 실장도 “미국이 그동안 한반도내는 물론, 한반도로의 핵물질 반입이 없다고 설명해온 만큼 북한의 비핵화지대 주장에 크게 신경쓰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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