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6자회담 참가국 반응

북한이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아랑곳없이 5일 미사일 시험발사를 강행하자 북핵 6자회담에 참여해온 당사국들은 강력한 유감표명과 함께 대응책 마련에 착수했다.

미국과 일본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강하게 비난한 반면 러시아는 이들 국가보다는 비난 강도가 다소 낮았다. 특히 중국은 이날 오후까지 공식 논평을 내놓지 않는 등 북한과의 관계에 따라 반응은 다소 엇갈렸다.

◇미국=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도발행위”, “국제사회에 대한 도전”이라며 강력 비난했다.

토니 스노 백악관 대변인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도발”이라며 “북한은 또다시 스스로를 국제사회로부터 더욱 고립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 정부 관계자는 부시 대통령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국제사회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전했다.

비록 실패했지만, 미국 본토를 강타할 수도 있는 대륙간 탄도미사일인 대포동 2호가 미국의 230번째 독립기념일이자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 발사에 때맞춰 이뤄진데 충격이 심한 기색이었다.

그러면서도 미 정부는 국내여론을 의식한 듯 미사일 발사로 인해 임박한 위험은 없다고 강조했다.

북미우주방공사령부(NORAD)는 이번 발사를 즉각 감지했으나 곧 미국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국무부 일각에서는 “북한의 의도는 국제사회의 주의를 끌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일부 북미관계 전문가는 교착상태의 북핵 6자회담에 대한 국제적 관심을 불러일으키려는 목적으로 풀이했다.

미 MIT대의 짐 월시 안보분석가는 6자회담 내에서 주장해온 북한측 요구에 대한 국제적 관심을 환기시키기 위한 의도로 해석했다.

미사일 발사후 존 볼턴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유엔안보리 소속 국가들과 긴급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혔고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도 북핵 6자회담 당사국 외교장관들과 긴급 대책협의에 들어갔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크리스토퍼 힐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는 5일 6자회담 당사국 방문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일본 정부는 북한 미사일 발사가 발사동결을 약속한 2002년 ‘북일 평양선언’의 위반이라고 판단하고 북한에 엄중 항의하는 한편 대북 경제제재 조치를 발동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이번 발사는 국제법상 문제일뿐 아니라 북·일 평양선언과 6자회담 공동성명에도 위배되는 것으로 엄중 항의하며 유감을 표명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행위를 “일본의 안전보장과 국제평화 및 안정,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 등의 측면에서 중대한 문제”로 규정한 뒤 “북한은 미사일 발사 보류를 명기한 북·일 평양선언을 준수하고 6자회담에 무조건 조기 복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일본 정부는 이어 베이징(北京) 주재 일본대사관을 통해 미사일 발사는 “평양선언 위반”이라는 자국의 입장을 베이징 주재 북한 대사관에 전달하고 엄중 항의했다.

일본 정부는 이날 문서회람 각료회의를 통해 북한에 대한 첫 제재조치로 북한 화물여객선 ’만경봉 92호’의 입항을 6개월간 금지하기로 결정했다.

이어 북·일 인적교류제한, 전세항공기 취항금지도 시행키로 했으며 자국민에게 북한여행 자제를 촉구했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외상은 대북 송금금지 등 개정 외환관리법에 따른 제재조치를 발동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의도에 대해 아베 장관은 “어떤 의도로 발사했는지 정보를 수집해 분석하겠다”고만 말했다.

그러나 외무성 관계자는 국제사회의 관심이 이란 핵문제로 쏠리자 북한이 미국의 시선을 끌고, 긴장을 조성해 미국의 양보를 끌어내려고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중국 = 중국은 5일 오후 3시까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공식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중국 외교부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한 공식논평을 준비하고 있다”며 “그러나 언제 공식논평을 낼 지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북한이 미사일 발사전 중국측에 관련 사실을 통보했는지를 묻는 질문에도 “답변할 수 없다”고 짧게 대답했다.

북한의 발사 후 12시간이 지나도록 아무런 논평이 나오지 않자 그동안 6자회담 재개를 위해 공을 들여온 중국으로서는 내심 크게 당혹스러워하는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 러시아 = 러시아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북핵문제를 둘러싼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는 도발이라며 비난했다.

미하일 카미닌 외무부 대변인은 “우리는 미사일 발사가 지역내 신뢰회복을 증진하는데 전혀 기여하지않는다는 점을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인테르팍스 통신이 보도했다.

러시아 당국자들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교착상태에 빠진 6자회담에서 북한의 영향력을 높이기 위한 시도라고 분석했다.

미하일 마르겔로프 연방회의(상원) 국제문제위원장은 5일 관영 리아노보스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6자회담에서 (북측의) 행동반경을 넓히고 군사.정치적 분야에서 자주성을 과시하기 위한 정례적인 기도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국제사회가 무분별한 제재나 기타 징벌을 가해서는 안된다”며 즉각적인 대북제재보다는 적극적인 대화 필요성을 제기했다.

콘스탄틴 코사체프 국가두마(하원) 국제관계위원장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협의과정에서 자신의 힘을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타 = 필리핀의 에두아르도 에르미타 대통령 비서실장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이를 심각히 받아들이며 북한이 더이상 이런 프로그램을 추진하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논평했다.

그는 “세계평화를 위협하는 어떠한 행위도 평화를 사랑하는 유엔 회원국을 포함한 모든 이들의 우려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태국 외무부도 대변인 성명을 통해 “태국은 한반도의 최근 상황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 모든 관련국이 자제력을 발휘해주기 바란다”면서 “이번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북한이 가능한 빠른 시일안에 6자회담에 복귀하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