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6자회담 `동면기’ 들어가나

북핵 6자회담이 동면기에 들어간 듯한 분위기다.

6자 수석대표회담이 지난 12일 성과없이 종료된 뒤 열흘이 지났지만 참가국들 사이에서는 ‘다시 잘해보자’는 의지도, 그렇다고 ‘더 이상 못하겠다’는 볼멘소리도 나오지 않고 조용하다.

협상결과에 실망한 미국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 ‘북한을 믿지 않는다’고 연일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교체를 한달도 남겨놓지 않은 정부의 국무장관 발언이라는 점에서 무게감은 좀 떨어지는 듯하다.

북한은 회담 결과에 대해 특별한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외교 소식통은 22일 “북한은 다음달 20일 출범하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 틀이 어떤 모양새를 갖추는지 지켜볼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당분간은 섣불리 긴장을 높이지도, 화해 제스처를 취하지도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미국 새 행정부도 북핵을 포함한 대북정책이 윤곽을 갖추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무장관으로 내정된 힐러리 클린턴 상원위원을 비롯해 주요 외교안보라인이 인사 청문회를 거쳐 실제 활동에 나서기까지는 적어도 3∼4달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들을 따져보면 내년 상반기까지 북핵 6자회담이 열리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게 외교가의 전망이다.

다만 핵시설 불능화에 연계돼 있는 대북 중유지원을 계속할지 여부를 두고 이런저런 말들이 나오고는 있는 점이 변수다.
물론 당장은 이 문제가 북핵문제에서 큰 변수가 되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이번에 검증의정서가 채택되지 않았지만 중국과 러시아가 대북 중유지원은 북한의 불능화에 맞춰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이달 말까지, 중국은 다음 달 말까지 할당된 중유 20만t 상당의 경제.에너지 지원을 완료할 예정이다.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지원이 계속되고 있어서인지 북한도 느리기는 하지만 불능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북한은 원자로에서 사용후 연료봉을 하루에 15개씩 인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6자 수석대표회담이 열리기 전과 같은 속도다.
문제는 중국과 러시아의 대북지원이 완료된 내년 2월 이후다.

한국과 일본에 할당된 에너지 지원이 계속되지 않으면 북한이 이를 이유로 불능화를 중단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일본이야 어차피 지원에 동참할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에 우리 정부의 중유지원에 대한 입장이 향후 북핵국면에 있어 최대 관건이 될 수도 있다.

정부는 현재까지는 남은 중유 5.5만t 상당의 대북 에너지지원에 대해 모호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정부는 “검증은 2단계의 핵심요소인 신고와 동전의 양면”이라며 “검증의정서 채택과 대북 경제.에너지 지원문제는 포괄적으로 연계돼 있다”고 밝히면서도 대북지원을 중단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신중히 검토중”이라는 입장이다.

정부 당국자는 “중단 여부는 여전히 검토 중이며 당장 결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 분위기는 에너지 지원을 유보하는 쪽으로 기울어져 있어 보인다.

다만 북한이 불능화를 지속하고 있는데 먼저 에너지 지원 유보방침을 밝혀 비핵화 2단계(불능화 및 에너지지원) 이행을 막는 책임을 뒤집어쓸 필요가 없다는 판단으로 모호함을 유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외교 소식통은 “1월말까지는 조용한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오바마 행정부가 출범하고 중.러의 대북지원이 완료되는 2월에 들어서면 한 차례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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