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5자회담’ 개최는 중국이 관건

유엔의 대북 결의문 채택으로 6자회담 조기 회복 가능성이 한층 낮아진 가운데 한국과 미국이 5자회담 개최 문제에 공감대를 형성함에 따라 중국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5자회담 개최는 대북 결의문 채택으로 자칫 힘을 잃을 수 있는 6자회담의 모멘텀을 유지하기 위한 차원으로, 한국이 주도하고 미국과 일본 등이 동조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6자회담 주최국인 중국이다. 중국은 기본적으로 6자회담이 한반도 비핵화 실현의 유효한 기제라는 점을 강조하며 5자회담에 부정적인 시각을 보여왔다.

장위(姜瑜)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3일 브리핑에서 “중국은 시종 6자회담이 한반도 핵 문제를 해결하는 효과적인 메커니즘이라고 믿고 있다”며 5자회담에 찬성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우회적으로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유엔 안보리의 대북 결의문 채택에 중국이 찬성표를 던짐으로써 5자회담 카드에 대한 인식에도 일정 부분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런 변화는 이규형 외교부 2차관의 지난 15일 중국 외교부 방문시 나타나기 시작했다. 우다웨이(武大偉) 부부장은 5자회담에 대해 여전히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지만 리자오싱(李肇星) 부장은 검토해 보겠다며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17일 워싱턴에서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와 만나 6자회담이 안 될 경우 북한을 제외한 5자회동이라도 갖기로 합의한 것은 이런 점에서 중국에 새로운 자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5자회담이 열릴 경우 “대북 제재안을 논의하는 게 아니라, 9.19 공동성명에 북한에 제공할 혜택이 있으니 그것을 어떻게 제공할 것이냐를 주로 논의하게 될 것”이라는 천 본부장의 설명은 북한을 회담 테이블에서 더 멀어지게 할 것이라는 중국측의 우려를 다소간 불식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6자회담에서 북한을 배제한 형태의 ’6-1’이 아니라 문을 열어놓고 북한의 참가를 기다리는 ’5+1’로 간다는 구상이어서 중국도 마냥 6자회담만을 고집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럼에도 중국이 5자회담을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운 고민이 여전히 남아 있다. 어떤 목적으로든 일단 5자회담이 열리게 되면 북한을 압박하는 모양새를 띨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중국은 어떤 형태의 접촉도 한반도 비핵화에 도움이 된다면 찬성한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갖고 있지만 북한을 제쳐놓고 5자가 만났을 경우 상황이 더욱 나빠질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결국 이 문제는 다음 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을 계기로 한.중.일을 순방할 예정인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과 5자회담에 유연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리자오싱 부장과의 만남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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