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2단계 4차회담 쟁점과 전망

13일 베이징(北京)에서 속개되는 제4차 6자회담 의 2단계 회담에서는 기존 쟁점인 북한의 평화적 핵 이용권과 핵포기의 범위에 대한 공방이 재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난 6주간의 휴회 기간에 다각적인 외교노력이 진행된 점을 감안할 때 속개 회담에서 핵심당사국인 미국과 북한의 태도변화 여부가 주목된다.

그러나 일단 표면적으로 드러난 변화는 없어 보인다.

평화적 핵이용권과 관련, 북한은 국제사회가 인정한 주권국가의 권리인 만큼 포기할 수 없으며 미국은 그간 합의를 수없이 파기해 온 전례를 볼 때 현 시점에선 결코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팽팽하게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인 핵포기의 범위와 관련해서도 북한은 ‘핵무기’로 제한하려고 하는 반면 미국은 그 대상은 ‘모든’ 핵이 되어야 한다며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특히 노동신문과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인 조선신보는 6일 동시에 6자회담에 나서는 북한의 입장을 동시에 게재했다. 일종의 ‘출사표’로 보인다.

두 매체에 따르면 우선 평화적 핵이용권과 관련, 자국의 여건을 감안할 때 수력과 화력도 아닌 원자력 발전만이 전력 수요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게 북한의 주장이다.

또 핵포기의 조건으로는 핵 보유가 미국의 군사적 위협에 대한 자위적 억제력이었던 만큼 그 위협이 사라져야 하며, 핵위협 제거의 법률적.제도적 담보가 마련되고 남한에 대한 핵우산 철회, 동시사찰이 이뤄져야 한다고 입장을 전하고 있다.

눈에 띄는 대목은 핵포기의 대가로 ‘핵에너지’가 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는 우리 정부의 대북 송전 제안에 대해 완곡한 ‘거부’로도 비쳐 주목된다.

북한이 핵포기의 범위에 5㎿ 영변 원자로를 포함시키는 것 자체를 꺼리는 것도 눈여겨 볼만 하다.

1단계 회담에서 의장국인 중국이 만든 4차 수정초안의 1조 2항에는 평화적 핵이용권과 핵포기의 범위가 규정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건없이 평화적 핵 이용권을 보유해야 한다는 북한의 주장과 평화적 핵 이용을 용인할 수 없다는 미국의 입장을 절충한 수준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나, 북한이 이 조항을 수용할 수 없다고 버텨 합의문 도출에 실패한 바 있다.

이 조항을 제외한 나머지 초안 내용에는 남북한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6개국간 이견이 없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결국 이번에 속개되는 회담의 성공 여부도 이 조항에 대한 북미간 견해차를 어떻게 좁히느냐로 모아진다.

평화적 핵이용과 관련, 우리 정부는 북한이 모든 핵을 포기하고 핵무기비확산조약(NPT)에 복귀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안전조치를 이행해 국제적인 신뢰를 얻게 되면 핵의 평화적 이용권도 가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북한에게는 미래의 핵이용권리는 인정하되, 그 이전에 국제사회의 신뢰를 쌓는 단계가 필요하다는 논리로 북한을 설득하고 있으며 속개되는 회담에서도 이 같은 기조를 유지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미 중단된 신포지역의 경수로 공사는 재개할 수 없으며 일정조건이 충족됐을 경우의 미래의 핵권리는 용인하되 그 경우에도 농축과 재처리는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휴회기간에 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부 장관의 중국, 미국 방문과 이종석(李鍾奭)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의 러시아, 일본 방문을 통해 이 같은 우리의 입장을 전하고 지지를 구한 바 있다.

속개회담 전망과 관련, 정부 당국자들은 말을 아끼고 있다.

반 장관은 7일 내외신 정례브리핑에서 “쉽게 말하기는 어렵다”고 전제하면서 “6주간 휴회기간에 외교노력을 경주했고 (그 과정을 통해) 북한측 입장이 대충 파악됐으며 이제는 현지에서의 협상과정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접점의 여지가 전혀 없지는 않아 보인다.

2단계 회담이 아무런 성과없이 종료될 경우 심각한 상황이 초래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참가국 모두 공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막판에 ‘신축성’이 발휘될 가능성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지난 달 23일(현지시간) 북한의 핵 이용권과 관련해 “해결책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힌데서도 신축성의 단초를 찾을 수 있다.

또 8일 일본의 요미우리(讀賣)신문은 미국과 일본 정부가 핵개발 계획폐기, NPT 복귀, 국제사회 신뢰회복 등의 3대 조건을 회복하면 북한의 평화적 핵이용 목적 핵개발 계획을 용인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북한이 속개되는 회담에서 제4차 수정초안의 1조2항과 관련 ‘모든’ 핵포기에 동의한다면 미국도 평화적 핵이용권에 대해 양보할 수 있다는 풀이도 가능하다.

베이징 현지에서 회담 대표들의 협상력에 관심이 모아지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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