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해법, 신뢰 있어야 실현 가능”

미국의 대북 ‘포괄적 패키지’론이든 한국의 ‘그랜드 바겐’론이든 ” 포괄적 로드맵을 일괄타결로 매듭지으려면 신뢰가 바탕이 돼야 한다”고 김경일 베이징대학 교수가 27일 주장했다.

김 교수는 이날 오후 평화문제연구소와 한스자이델재단이 서울 세종호텔에서 은평구청 후원으로 공동주최하는 ‘변화하는 동북아 정세와 새로운 남북협력의 모색’ 주제의 세미나에 앞서 배포한 발표문에서 그동안 북핵 6자회담이 ‘행동 대 행동’ 원칙을 견지해온 것도 `신뢰 부족’때문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북핵문제 현황과 해결 전망’에 관한 주제발표에서 “신뢰가 쌓아지지 않는 한 북한으로서는 북핵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살얼음 위를 걷는 과정일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 미국, 10위 경제권 한국, 2위 경제권의 일본을 상대로 대결을 펼치는 북한으로서는 한 발자국만 잘못 디뎌도 물에 빠지는 형국이 된다”고 `선 핵포기’ 제안에 대한 북한의 거부감을 설명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인 만큼 압박이 필요하다는 대북 제재론에 대해 김 교수는 “북한이 결코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 사람도 제제와 봉쇄, 압력을 가해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다”며 “역설적이지만 이 역시 방법만 다를 뿐, 역시 북한이 핵을 포기할 수 있다는 모순된 논리”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날 국제사회의 골칫거리인 북핵 문제가 동북아시아의 새로운 국제질서 형성을 매개하고 있는 ‘역설적’ 상황에도 주목했다.

그는 “북핵문제가 커져온 과정은 동북아 질서구축의 주역들인 6자를 근대사 이후 전례없는 하나의 장에 집결시켜온 과정”이라며 “중국과 미국은 사실상 제2차 북핵위기 때부터 3자, 6자회담을 거치면서 역내에서 양국간 협력관계를 이뤄왔다”고 6자회담을 통해 중미관계가 강화된 것을 상기시켰다.

또 “동북아의 주역인 한.중.일 3국이 아세안이라는 무대를 빌려 3국간 협력을 논의하다가 최근 (아세안이라는 무대없이) 단독으로 1차, 2차 정상회담을 갖고 이를 제도화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 역시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과 무관하지 않다”고 김 교수는 주장하고 “3국간 정상회의가 열리기 시작한 10년은 바로 2차 핵위기를 겪으면서 6자회담이 열려온 10년”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백승주 국방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이명박 정부가 견지해야 할 대북정책 추진상의 원칙으로 ▲성과에 집착한 조바심 제거 ▲한미공조 유지 ▲북한의 유화조치는 전술적 차원임을 유념 ▲국민적 지지기반 확충 등 4가지를 제시했다.

그는 “대북정책은 한반도의 비정상적인 상황을 정상적으로 만드는 한반도 정상화 정책이 돼야 한다”며 “‘비핵’으로 새로운 평화구조를 만들고 ‘개방.3000’으로 경제공동체를 만들려는 정책기조는 한반도를 정상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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