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타결, 국내 경제에 어떤 영향 미치나?

북핵 문제에 대한 19일 6자 회담의 공동성명 합의는 이른바 `안보 리스크’를 완화시키면서 우리 경제에 초대형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우선은 국가신용등급의 상향 조정 등 대외 신인도가 높아지면서 주식시장 등 한국에 대한 외국인 투자의 확대가 예상된다.

북한 문제로 인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일부 해소되면서 주가 상승 등 국내 자산 가치도 제고될 수 있다.

특히 이를 계기로 북미 관계의 개선이 진척될 경우에는 북한의 저임금을 활용하는 남북 경협의 활성화를 기대해 볼 수 있다.

성장 잠재력이 갈수록 저하되는 상황에서 남북 경협의 활성화는 우리 경제에 새로운 도약의 발판이 될 수도 있다.

◇북핵 위기 완화로 국가신용등급 상향 `기대’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은 지난 1997년 외환위기를 겪으며 대폭 떨어진 뒤 회복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아직도 외환위기 직전보다 두 단계 낮은 수준이다.

세계 3대 신용평가회사중 하나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지난 7월 27일 3년여만에 처음으로 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을 ‘A-‘에서 ‘A’로 한단계 상향 조정했으나 외환위기 직전의 `AA-‘보다는 두 단계 낮다.

무디스와 피치는 지난 2002년 상반기에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을 각각 `A3’와 `A’ 등급으로 상향 조정한 뒤 3년간 등급 조정을 유보하고 있다.

물론 가장 결정적인 요인은 북핵위기 등 안보 리스크다.

정부 관계자들은 신용평가사들이 국가신용등급을 좀처럼 올려주지 않는 이유로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꼽는데 주저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북핵 회담 타결로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되면 국가신용등급이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당장 외환위기 직전 수준의 등급으로 올려줄지는 불투명하다.

실제 S&P는 지난 7월 등급 조정을 하면서 “6자 회담이 타결되더라도 북한의 이행상황을 검증하는게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단계적인 상향 조정은 이뤄질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국가신용등급이 상향 조정되면 대외 신인도 제고를 바탕으로 외국인 투자의 활성화, 금융권의 해외 자금조달 여건 개선 등 유.무형의 막대한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

LG경제연구원 이한득 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이 오르지 않은 이유는 아무래도 북핵문제의 영향이 가장 컸다”며 “6자 회담 타결로 이 위험이 제거된다면 앞으로 상향조정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헀다.

◇증시.부동산 등 자산시장 기폭제 역할 기대
북핵 회담의 타결은 증시와 부동산 등 자산시장에도 대형 호재다.

지난 16일 현재 종합주가지수가 1,174.13으로 사상 최고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주식시장의 경우 외국인 투자자의 투자 위험도를 낮춰 이들의 참여를 더욱 늘리는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그동안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를 주저하면서 일본이나 동남아시아 등에 진출해있는 외국계 펀드 등의 자금이 국내에 추가 유입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그동안 외국인 투자자들은 북핵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매도세를 보였고 북핵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면 매수세로 돌아설 정도로 안보 리스크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주식시장에 참여하는 외국인 투자자의 성격도 바뀔 것으로 보인다.

종전까지는 단기 차익을 노리는 외국인 투자자의 비중이 컸지만 북핵 리스크가 사라지면 기업의 내재적 가치를 보고 장기 투자하는 외국인들이 늘어날 것으로 증시 관계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상당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지만 북한 문제 때문에 주식 투자를 꺼려온 국내 보수층 자산가들이 증시로 눈을 돌리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이러한 6자 회담 타결 재료는 이미 증시에 상당 부분 반영돼있다.

채권시장의 경우는 시장금리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6자 회담 타결이 남북 경협 활성화로 연결되는 만큼 남북 경협에 참가하려는 국내 기업과 정부의 경협 지원 등 자금 수요가 늘어나 회사채 등 발행이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8.31대책에도 불구하고 강북 지역과 일산, 휴전선 인근의 땅값이 상승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과거 북핵위기가 고조될 때마다 환율은 급등세를 보인 반면 북핵협상 타결이 임박했다는 소식에는 어김없이 환율이 하락했다.

따라서 북핵리스크가 해소되면 국내 시장에 달러 유입물량이 커지고 환율하락 압력으로 작용하게 되고, 외환당국의 환율방어 부담은 외환보유액 확충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수출가격 경쟁력 하락이라는 부수효과를 겪으면서 환율도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남북 경협 `탄력’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등에 국한됐던 남북경협의 범위가 본격적으로 확대되면서 남북경협이 큰 진전을 이루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지난 7월 제10차 남북 경제협력추진위는 소비재 산업과 자원개발 등 새로운 분야에 대해 남북 경협을 추진하기로 합의했지만 이는 북핵문제 진전을 전제로 깔고있다.

6자 회담이 사실상 타결됨에 따라 경추위 합의대로 남한은 내년부터 신발과 의류, 비누 등 소비재 생산용 원자재를 북한에 제공하고 북한은 아연과, 마그네사이트, 석탄 등 지하자원 개발에 대한 남한의 투자를 보장,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또 줄기세포 등 생명공학 분야의 과학기술협력, 공동어로, 수산물 가공 등의 협력도 활성화될 전망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경공업이나 지하자원 개발을 비롯해 다양한 남북 경협사업이 확대되고 개성공단 등 민간기업의 대북 투자도 크게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해선과 경의선의 연내 개통 등 그동안 협력사업도 속도를 낼 수 있다.

아울러 이번 회담을 계기로 북미관계의 개선이 진척되면 미국이 북한에서 제조된 제품에 고율관세를 매기지 않고, 윈도XP 등 전략물자 반출도 허용해줄 가능성이 있으며 결국 국내 기업들이 북한을 수출 전초기지로 본격 활용할 수 있게 된다.

통일부 관계자는 “이 경우 북한에서 생산된 제품이 가격경쟁력을 확보, 미국 등으로 수출될 수 있게 된다”며 “개성공단 등에 대한 우리 기업 진출도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이종운 전문연구원은 “장기적으로는 남북 경제교류가 확대되면서 우리 나라의 경제성장에 적지않은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 동용승 수석연구원도 “국가신용등급이 외환위기 이전 수준까지 올라가고 외국인 투자도 확대될 것”이라며 “특히 대북 경제 지원사업에 국내 기업들이 대거 참여하면서 남북 경협 특수가 생길 것”이라고 기대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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