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지원 견적짜기 “간단치않네…”

“견적짜는 일이 간단치 않을 듯 하다.”

한 정부 소식통은 7~8일 판문점에서 열린 대북 경제.에너지 협력 실무그룹회의 후 중유 95만t 상당의 대북 지원 계획을 짜는 일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이는 북한이 핵시설 불능화와 핵프로그램 신고 단계에 받을 중유 95만t 상당의 지원 중 절반은 중유로, 나머지는 노후된 수력.화력발전소와 탄광의 개보수에 드는 기자재.설비 등을 희망했기 때문이다.

한국과 미국, 중국, 러시아 등 공여국들도 회의에서 북한이 요구한 품목과는 관계없이 각자 제공할 수 있는 품목들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지만 자장면 먹고 싶다는 사람에게 스파게티 먹으라고 강권하기는 어려워 결국 북한의 희망대로 지원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을 것이라는게 외교가의 대체적 예상이다.

이럴 경우 북측이 희망한 매달 5만t의 중유 공급은 별반 문제될 것이 없어 보이지만 발전소 개보수 설비로 넘어가면 문제가 달라진다.

어느 발전소에 어떤 장비가 필요한지를 파악해야하고 또 그것을 어떤 식으로 조달할지를 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북한에 제공할 설비가 ‘중유 95만t 상당’ 가운데 중유 분을 제외한 나머지 범위를 넘어서지 않도록 조정해야 하기에 일은 더욱 복잡하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설비 수요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전문가들을 북한에 파견해야 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이런 요인들로 인해 결국 경제.에너지 실무그룹 의장국인 한국의 부담이 커졌다.

내주 비핵화 실무그룹회의 등을 계기로 북한의 2단계 조치 이행 로드맵이 나오면 그에 맞춰 대북 지원의 세부 계획도 나와야 하지만 지원 견적을 만드는 작업이 신속히 진행될지 불투명한 까닭이다.

일단 정부는 6자회담 당국자들보다는 각국의 전문가들에게 이 같은 수요조사 및 견적 작성 등을 맡긴다는 복안이다.

이처럼 일은 복잡해졌지만 정부 당국자들은 그다지 초조해 하지 않는 분위기다.

북한이 비핵화 이행과 상응조치(대북지원) 제공간에 시차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어 대북지원의 견적 작성에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6자회담의 순조로운 흐름에 장애가 될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