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우크라이나식 해법 가능성 높아”

▲ 아미티지 전 美 국무부 부장관

“오는 2020년까지 남북통일이 이뤄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아미티지 전 국무부 부장관과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 교수 등 미국 내 동북아 전문가 18명은 16일 미국 전략문제연구소(CSIS)에서 발표한 ‘미일동맹 : 아시아와 함께 2020년까지’ 보고서에서 “북한 핵 문제의 최종적인 해결은 통일이 이뤄진 후 옛 소련 붕괴 뒤 우크라이나 핵 문제가 해결된 방식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전망했다.

우크라이식 해법이란 옛 소련 붕괴 뒤 우크라이나가 핵탄두를 러시아를 반납하자,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핵 시설을 대신 철거해주고 우크라이나의 안전 보장과 경제지원을 약속한 사례를 말한다.

총 33쪽 분량의 이 보고서는 미일동맹을 중심으로 2020년까지 미국의 대아시아 전략에 관한 제언을 담고 있다. ▶ 보고서 전문 보기

보고서는 한반도와 관련 “북한이 끝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가능성도 포함시켜야 한다”면서 “남북통일의 시나리오들 가운데 북한의 불안정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는 경우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관리에 문제가 발생, 어려운 도전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북한의 불안정 시나리오에 따른 남북통일은 한국에 너무 큰 부담이 돼 한국의 민주제도와 경제번영을 위험에 빠뜨릴 가능성도 있다”면서 “이러한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해 외교와 억지 면에서 유례없는 기민성을 발휘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보고서는 북한이 90년대 이래 “(북한에) 극히 수용적인 (extremely accommodating) 두 한국 대통령들과 클린턴 행정부의 개방제안을 거부하고 ‘화려한’ 고립을 택했다”는 점을 들어, “김정일 정권이 덩샤오핑(鄧小平)식 개방의 위험을 무릅쓰기보다는 어려운 대로 기존 노선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6자회담은 한반도의 변화 관리와 동북아의 안보증진을 위한 매우 혁신적인 틀로 자리 잡았으며, 9·19공동성명도 합리적인 제안을 담은 것”이라고 평가하면서도 “핵실험 등 그동안의 행태로 볼 때 북한이 6자회담 합의를 이행할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한국 정부가 한반도의 불안정을 북한의 핵무기보다 더 큰 위협으로 본다는 점에서 “현 정부의 위협 평가가 미국이나 일본보다는 중국과 같은 줄에 서 있다”며 “이 차이점의 관리”가 미국과 일본의 대한(對韓)관계의 과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한국의 이러한 인식은 “개혁 마인드의 386세대와 한국의 민주주의 성숙”을 반영한 것“이라며 “현재의 많은 한국 지도자들은 미국의 지원을 받은 권위주의 정부에 대한 투쟁과정에서 정치적 성향이 형성됐다”고 분석했다.

이 보고서는 또한 “한국과 미국은 혈맹이며 새로운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동맹을 현대화해 왔다”면서 “미래의 동맹에선 한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미국이 지원 역할을 하고, 양측 군사력 구조와 지휘관계도 이런 관계를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 2000년 발표돼, 일본을 미국의 세계경영전략 파트너로 끌어들여 미일동맹을 미영동맹 수준으로 격상해야 한다는 내용과 함께 대북압박을 중시하는 외교노선을 담아 부시 행정부의 외교정책 기조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던 ‘아미티지 보고서’의 개정판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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