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외교가 ‘분주한 12월’ 예고

북핵 외교가가 세모를 분주하게 보내게 될 것 같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싱가포르 방문을 수행중인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은 19일 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과 전화통화를 한 사실을 소개하면서 “차기 6자회담 수석대표회담이 이르면 12월 초.중순쯤 개최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송 장관은 특히 라이스 장관과의 통화에서 “북핵의 연내 불능화와 북한의 제반 핵활동에 대한 신고문제와 이에 상응하는 대북제재 해제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며 “불능화 이후 핵폐기에 대한 조치를 어떻게 할 것인지를 논의할 6자 외교장관회담 일정에 대해서도 논의했으며 이를 위해 우선 6자회담 수석대표회담을 가급적 조기에 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6자 수석대표회담을 먼저 열고 이어 외교장관급 회담으로 수준을 격상시켜 내년 이후 추진될 비핵화 3단계, 이른바 `핵폐기’ 작업을 위한 로드맵을 만들겠다는 복안을 내비친 것이다.

정부 소식통들에 따르면 6자회담 수석대표회담은 대략 주말을 제외할 때 12월 첫째주(2일부터 시작되는 주)나 둘째주에 개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또 외교장관급 회담은 수석대표회담이 열린 뒤 곧바로 베이징에서 열릴 가능성과 일정한 간격을 두고 개최될 가능성이 함께 거론되고 있다.

12월 중순까지 6자 수석대표회담이 열릴 경우 우선 비핵화 2단계 로드맵인 `10.3 합의’가 제대로 이행됐는 지를 점검해야 한다.

11월 초부터 시작된 11개 불능화 조치가 대부분 마무리될 시점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남아있는 조치를 완료하는데 박차를 가하는 한편 핵폐기로 넘어가는 과정 등을 논의해야 한다.

또 대북 중유 제공작업을 차질없이 진행하고 중유로 환산해 50만t에 달하는 에너지 설비 제공 작업을 위한 실무계획도 마무리해야 한다.

북한의 핵 프로그램 신고서가 수석대표회담 이전에 제출될 경우 이를 평가하고 미진한 부분에 대한 후속협의도 진행해야 한다.

이런 실무적 문제들을 논의하기 위해서는 6자 수석대표회담이 열리기 전이나 또는 회담이 열리는 동안 비핵화 실무그룹회의 등이 개최될 가능성이 높다.

`10.3합의’의 정신에 따라 미국측도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하거나 적성국 교역법 적용을 해제하는 실무적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

미국은 이미 추출된 플루토늄의 양과 함께 농축우라늄프로그램(UEP)에 대한 `증거를 토대로 한 분명한 해명’이 이뤄질 경우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할 수 있다는 입장을 북측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테러지원국 해제를 위한 준비절차(45일전 의회에 보고서 통보) 등을 감안하면 올해안에 북한이 ‘혜택’을 볼 가능성은 없어졌으나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 등 미국 고위인사들의 최근 언급을 보면 내년 1월중에는 가시적인 미국의 조치가 나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외교소식통들은 미 행정부가 추수감사절 연휴가 끝나고 미 의회가 다시 개원하는 다음달 3일 이후에 테러지원국 해제와 관련된 의회통보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보면 12월은 적어도 성탄절 연휴에 접어들기 전까지는 북핵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숨가쁜 일정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한국 정부의 강한 의지를 감안할 때 이른바 ‘평화협정 논의를 위한 최고위급 협상’도 12월 중에 진행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서울의 한 소식통은 21일 “북핵 협상은 한국의 대선 등 특정국가의 국내사정과 무관하게 진행돼야 하지만 올해는 아무래도 대선 등과 맞물려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착실한 비핵화 작업의 진척이며 이를 위해 6자회담의 협상동력을 극대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