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에너지실무회의 7일 개막

비핵화 2단계 조치 이행의 대가로 북한이 받을 중유 95만t 상당의 상응조치 제공 방안을 협의하는 북핵 6자회담 경제.에너지협력 실무그룹 회의가 7~8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다.

한국이 의장국인 이 회의를 시작으로 참가국들은 비핵화, 동북아평화안보체제, 북미.북일 관계 정상화 순으로 실무그룹 회의를 이달 중 잇달아 갖고 2단계 조치 이행 로드맵 작성을 시도한 뒤 다음달 초께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6자회담 본회의에서 추가 논의하거나 합의안을 추인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경제.에너지협력 실무그룹회의는 개최 장소가 판문점이라는 점에서도 적잖은 관심을 끌고 있다.
◇무엇을 논의하나 = 이번 회의의 목표는 비핵화 2단계인 핵시설 불능화와 핵프로그램 신고 단계 이행에 맞춰 제공할 중유 95만t 상당의 대북 지원 방안을 합의하는 것이다.

회의에서 북한은 중유 95만t 상당의 지원과 관련, 받기 원하는 품목이 무엇인지 밝히고 한.미.중.러 등 4개국은 어떤 품목을 어떤 식으로 제공할지에 대해 입장을 표명하게 된다.

의장국인 한국은 이 같은 양측의 입장을 조율, 북한의 불능화 및 신고 이행 단계별로 어느 나라가 어떤 품목을 언제, 어떻게 제공할지를 담은 로드맵을 작성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 달 6자회담에서 중유 95만t 상당의 희망 품목으로 중유 외에 중유 저장시설 확충, 발전소 정비 등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나머지 참가국들의 지원 방안은 중국이 중유 5만t 상당을 주기로 한 것 외에 구체적으로 파악되지 않은 상태다.

그런 만큼 정부는 각국이 이번에 공개할 품목들을 바탕으로 북한이 바라는 것과 참가국들이 할 수 있는 것을 절충하는 역할을 맡게 됐다.

또한 정부는 ‘연내 불능화’ 목표를 달성하려면 시간이 5개월이 채 남지 않은 점을 감안, 중유 95만t 상당 지원을 불능화 이행 시기에 맞춰 제공할 묘안도 찾아내야 한다 .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그에 맞춰 제공될 상응 조치 간 시차를 극복할 방법으로 북한이 특정 단계를 이행할때 그에 따른 상응조치를 서면 약속하는 이른 바 ‘중유 상품권 제도’ 등 창의적 아이디어들이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정부 소식통은 “무엇을 받기 원하며 무엇을 줄 수 있는지를 실무그룹 회의때 밝힐 수 있도록 준비해 올 것을 각국에 요청했다”면서 “우리 정부는 의장국으로서 북한과 나머지 3개국의 입장을 청취한 뒤 그 수요와 공급을 서로 맞추는 작업을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 쟁점 = 기본적으로 경제.에너지 실무그룹이 북한에 의무를 부여하는 자리가 아니라 북한이 받을 바를 논의하는 자리인 만큼 의견 충돌의 여지는 다른 분야에 비해 크지 않다는게 대체적인 예상이다.

다만 연내 불능화를 이행하는 대가로 제공할 상응조치를 북한이 만족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제공하는데 합의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북한이 비핵화 단계 마다 그때그때 현물로 상응조치를 받기 원할 경우 물리적으로 4개국이 때맞춰 제공하는데 합의할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는게 중론이다.

그런 만큼 이번 협의는 초기조치 이행으로 축적된 북한과 나머지 참가국간 상호 신뢰의 크기를 측정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북한이 ‘제때 현물로 받겠다’는 입장을 고수할 경우 협의는 진통을 겪을 수 있지만 ‘약속어음이나 상품권도 괜찮다’는 유연한 입장을 보일 경우 순조롭게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기적으로 북한의 2단계 조치 이행이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이달 중순 중국이 중유 5만t 가량을 일찌감치 북에 제공할 예정인 점도 상호 신뢰 구축 차원이라는게 정부 소식통의 설명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에 비핵화 2단계의 한 기둥(대북 상응조치)을 그려 보는 것이 목표지만 이틀간 완전한 이행 계획을 세우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논의의 성과는 각국이 숙제를 얼마나 해오느냐에 달려있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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