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악화 땐 내년 성장률 2% 미만으로 추락”

북한 핵실험으로 인한 경제적 제재와 군사적 긴장이 고조될 경우 내년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2% 미만으로 추락하는 등 경제가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 허찬국 기업연구본부장은 28일 출입기자단 세미나에서 발표한 ’북한 핵실험 이후의 시나리오와 내년도 경제전망’을 통해 “북핵 문제로 인해 경제제재 추진과 관련된 불협화음이 발생하는 정도의 ’기본 시나리오’를 상정할 때 내년도 성장률은 3.8%에 그치고, ’상황악화 시나리오’ 아래서는 1.9%로 급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경연은 지난달 내년도 경제성장률을 4.1%로 전망한 바 있다.

기본 시나리오는 북한과의 불협화음으로 소비 및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대외신인도가 하락해 내수부진, 자본유입 둔화 등이 초래돼 결과적으로 금리하락, 성장률 둔화, 국제수지 악화, 환율 및 물가 상승 등으로 이어지는 상황을 가정하고 있다.

이 시나리오 하에서 소비자 물가는 2.9% 오르고 경상수지는 30억6천만달러 적자, 미국 달러화 대비 환율은 연평균 972원에 이를 것이라고 허 본부장은 내다봤다.

그러나 대북 경제제재에 더해 군사적 긴장이 고조된다면 사회불안 심리 확산에 따른 달러 수요급증, 생필품 사재기 등 국내적 혼란과 국가신용등급의 투자적격 이하 하락 등 외부 충격이 동시에 발생해 물가와 금리가 급등하고 성장률은 하락하며 국제수지는 크게 악화될 것으로 그는 우려했다.

’상황 악화 시나리오’ 하에서 내년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2%에 달하고 환율은 달러당 1천48원, 수출과 수입 증가율은 5.3%와 4.1%로 ’기본 시나리오’에 비해 각각 4.5%포인트와 7.8% 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허 본부장은 “북핵사태가 극적인 반전의 계기를 맞아 평화적으로 해결되는 경우와 본격적인 무력충돌로 비화하는 상황은 모두 가능성이 낮아 시나리오에 포함시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렇지 않아도 성장률 둔화가 전망되는 가운데 북핵사태의 진전에 따라 경기가 급락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를 고려한 단계별 비상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허 본부장은 구체적으로 “기본 시나리오 상황에 대비해서는 거시정책보다는 규제완화나 제도개선 등 미시정책을 통해 경제활력을 도모하되 경기급락이 예상될 경우 복지예산을 성장동력 확충용으로 재배정하거나 한시적인 감세, 금리인하, 외환시장에 대한 제한적 개입 등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상황악화 시나리오’에 대비해서는 대규모 자본유출을 막기 위한 외환 거래의 일부 또는 전부에 대한 일시정지, 노사합의를 바탕으로 한 임금동결 선언, 더욱 적극적인 재정·조세·통화정책 등 비상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같은 연구원의 황인학 기업연구본부장은 ’기업정책의 현안과 쟁점’ 주제발표를 통해 “순환출자규제와 집행임원제도, 이중대표소송제도, 회사기회의 유용금지 제도 등 기업을 규제하는 제도들은 우리나라 기업집단과 지배주주에 대한 비판적 문제의식에서 출발하고 있으나 이 같은 인식은 검증되지 않은 가설에 기초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황 본부장은 “이 같은 규제의 지지론자들이 내세우는 ’소수지배구조(MCS, minority controlling structure)’ 가설은 계열간 출자 등을 이용해 지배주주가 소수 지분으로 그룹 전체를 유효하게 통제할 경우 지배주주의 사익추구 등 문제점이 발생한다는 이론이지만 지배주주의 역할 등에 관해 우리의 현실과 부합하지 않는 비현실적 가정에 바탕을 두고 있다” 밝혔다.

황 본부장은 “실증적 기반이 없는 가설에 기초해 다른 나라에 입법례가 없는 제도를 도입해 실험하는 것은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을 고조시키고 투자위축 등 부작용을 부추길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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