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북 중인 미국 전문가팀이 5일 영변 3대 핵시설 불능화에 본격 착수한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북핵 10.3 합의의 핵심인 `연내’ 불능화가 가능할 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와 함께 우리 외교부가 평화체제 협상 개시의 전제조건으로 언급하는 `손에 잡히는 불능화’는 언제쯤 달성될 것인지도 관심거리다.
◇불능화 어떻게 진행되나 = 연내 불능화 대상은 영변 5MW 원자로와 재처리시설인 방사화학실험실, 핵연료봉 제조공장 등 3개 시설이다.
이들 3개 시설에 대해 `11개 조치’라는 것만 알려졌을 뿐 불능화의 구체적인 방법은 공개되지 않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연말까지 3대 시설 불능화를 마치려면 11개 조치 중 하나인 영변 원자로 내 폐연료봉 인출 작업이 급선무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6자는 재처리를 거쳐 `무기급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는 폐연료봉을 원자로 노심에서 빼낸 뒤 최종 처리 방침이 정해질 때까지 일단 수조에 넣어 보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총 중량 50t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진 8천여개의 폐연료봉을 빼내 수조에 보관하기까지는 최소 6주가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2개월도 채 남지 않은 올해를 넘기지 않으려면 폐연료봉 인출부터 서둘러야 할 상황이다.
불능화팀은 폐연료봉을 인출하는 동시에 방사화학실험실과 핵연료봉제조공장에 대한 불능화 조치도 진행하게 된다. 5MW 원자로에 대해서도 연료봉 인출과 동시에 할 수 있는 조치는 곧장 시작될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전문가들은 불능화 개시 후 4주 후면 폐연료봉 인출을 제외한 나머지 조치는 대부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5MW원자로에 대한 일부 불능화 조치는 기술적으로 폐연료봉 인출이 끝나야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설에서 떼어낸 부품들은 북한 안에서 국제원자력기구(IAEA) 또는 6자회담 참가국들의 감시 하에 관리될 예정이다.
◇연내 가능할까..평화협상 출범 시점과 맞물려 `관심’ = 연내 불능화가 이뤄질 수 있는 지는 결국 폐연료봉 인출에 시간이 얼마나 소요되느냐에 달려 있을 것으로 소식통들은 보고 있다.
작업이 빠르게 진행될 경우 6주면 폐연료봉을 인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핵 전문가들의 예상이지만 북측은 그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 역시 피폭 위험이 큰 탓에 무리하게 속도를 낼 수 없는 이 작업의 속성상 연내에 마무리되지 못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런 이유에서 일이 신속하게 진행될 경우 12월 성탄절 휴가 이전에 불능화 작업을 마칠 수 있겠지만 그 보다는 내년 초가 더 현실성 있다고 보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우리 정부가 불능화 진척 상황에 맞춰 출범시키고자 하는 한반도 평화체제 협상은 참가국들이 우리의 구상에 동의한다는 전제 하에 이르면 12월 중 개시될 가능성이 있다고 외교가는 예상하고 있다.
정부가 평화체제 협상 출범 시기로 구상하고 있는 `손에 잡히는 불능화’ 시점은 폐연료봉 인출을 제외한 나머지 불능화 조치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이는 향후 약 1개월 후로 예상하면 큰 무리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미측은 불능화.신고 조치가 마무리된 뒤 평화체제 협상을 개시하자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올해 말 보다는 내년 초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양국간의 미세한 의견 차이는 현지시간 7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 외교장관 회담 등을 계기로 조율될 것으로 예상된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