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불능화 로드맵 합의 `초읽기’

4박5일간의 방북일정을 15일 마무리한 미.중.러 3국 핵기술팀은 영변 핵시설을 직접 보면서 차기 6자회담에서 합의할 구체적인 불능화 방안의 초안을 마련하는 성과를 거뒀다.

그런 만큼 이번 핵기술팀의 방북 협의 결과는 내주 열리는 차기 6자회담에서 참가국들이 불능화 단계 이행 로드맵에 합의할 가능성을 그만큼 높인 것으로 평가된다.

앞서 북한을 제외한 6자회담 참가국들은 지난 달 16~17일 열린 비핵화 실무회의에서 북측에 5MW 원자로.재처리시설.핵연료봉제조공장 등 3개 대상시설에 대한 각각의 불능화 방안을 제시했다.

때문에 이번 방북팀의 목표는 그 방안에 대한 북측의 입장을 청취하는 한편 영변 핵시설을 직접 둘러보면서 보다 정교한 불능화 방안을 도출하는 것이었다.

정부 당국자의 설명에 따르면 결론적으로 북한은 이번 협의에 매우 전향적 태도로 임했고 방북팀은 이에 힘입어 그 목표를 십분 달성한 것으로 평가된다.

애초 비핵화 실무회의에서 나머지 5개국의 제안을 받기 전 북측이 스스로 밝힌 불능화 방안은 극히 초보적 수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북측은 이번 방북팀과의 협의에서 5개국의 제안을 상당부분 수용, `초안’을 마련하는데 적극 협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측의 이 같은 태도로 방북팀은 북측의 의견이 수렴된 단일한 불능화 방안을 마련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방북팀이 마련한 초안은 다음주 중 개최되는 6자회담 본회의에서 사실상의 추인절차를 밟게 된다. 방북팀이 기술자 위주로 구성된 까닭에 불능화 방안에 대한 `정무적’ 판단은 소관 임무가 아니었으며 6자회담을 통해 정무적 판단도 가미된 최종안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정부 당국자가 “구체적 불능화 방안이 있지만 6자회담에서 논의를 거쳐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

그러나 추인 역시 큰 어려움 없이 이뤄질 것이란 기대가 높다. 6자회담의 협상과정에 실질적으로 관여하고 있는 성 김 국무부 한국과장이 이번 방북팀에 포함돼 북측과 불능화 방안에 대한 정무적 논의도 벌였던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연내 불능화 및 신고의 대가로 북한이 원하는 정치.안보적 상응조치, 즉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와 `적성국 교역법 적용 중단’의 열쇠를 쥐고 있는 미국 측 `협상가’인 김 과장은 이번 방북 중 이를 위해 북측이 해야할 조치를 역설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번 방북팀은 불능화 합의 초안 외에도 북.미 간 신뢰를 보다 돈독히 하는, 사실상 무상의 가치를 지닌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북측은 이번에 방북팀이 보기 원하는 시설을 사실상 전부 공개했다. 방북단원 9명 중 7명이 미측 인사들이었다는 점에서 북측은 법적으로 전쟁을 끝내지 않은 미국에 핵무기 생산 설비를 낱낱이 공개하는 `성의’를 보인 셈이다.

2.13 합의 이행 의지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북한의 이 같은 태도는 미국 조야와 여론의 지지를 끌어내는 데 적지않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북한이 보여준 이 같은 신뢰가 진심에서 우러난 것인지 아니면 국내외적 상황 논리를 감안한 `결단’의 산물인지는 두고 볼 문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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