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문제 8월 시한론 대두

북한의 핵프로그램 신고에 대한 북.미 간 이견으로 6자회담이 교착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한 가운데 늦어도 5월까지는 북핵 2단계가 마무리되고 8월 초까지는 3단계인 핵폐기 일정에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북핵 시한론(論)’이 외교가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2단계는 북한의 핵시설 불능화와 핵프로그램 신고, 그리고 미국이 상응조치로 취해야 하는 테러지원국 해제 및 대적성국교역법 적용 종료 조치를 골자로 한다.

북핵 시한론은 무엇보다 미국의 대선 일정을 배경으로 한다.

8월 말 민주당 전당대회와 9월 초 공화당 전당대회를 통해 양 당의 대선후보가 공식적으로 정해지면 현 부시 행정부의 힘이 크게 약화되기 때문에 정권이 바뀌어도 북핵상황이 계속 굴러갈 수 있을 정도로 `의미있는’ 진전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외교 소식통은 23일 “미국의 대선 후보가 공식적으로 정해지기 전인 8월 초까지는 핵폐기 일정이 합의돼야 부시 행정부가 레임덕에 처하더라도 북핵문제가 계속 진전될 수 있다”면서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차기정부가 들어서고 북핵정책을 수립할 때까지 북핵문제가 정체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도 중국을 방문 중이던 22일 한국특파원과의 간담회에서 “미국의 국내정치 일정을 보면 8월 초 휴가철에 들어가 사실상 손을 놓게 된다”면서 “미국에 새 정권이 들어서면 처음부터 협상을 다시 해야 하기 때문에 지금 신고문제를 진전시켜야 6자회담에 모멘텀이 마련된다”고 밝혔다.

따라서 8월 초까지 핵폐기 일정에 합의하려면 되도록 빨리 2단계를 매듭지어야 하며 핵폐기 일정 협상에 필요한 최소한의 시간을 감안하면 늦어도 5월까지는 2단계가 마무리돼야 한다는 게 외교가의 분석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한국과 미국 등의 입장은 하루라도 빨리 북한이 정확하고 완전한 핵프로그램을 신고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시한은 없지만 현실적으로 5월이 지나면 정치일정상 핵문제가 상당히 어려운 국면에 처할 수 있다는 생각은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2단계의 또 다른 부분인 핵시설 불능화와 나머지 참가국들의 중유 등 경제.에너지 지원은 물리적으로 5월까지 이뤄지기는 힘들 것으로 보이지만 관건은 핵신고”라고 덧붙였다.

핵시설 불능화 작업은 폐연료봉 추출 작업만 남겨놓고 있으며 이에 상응한 경제.에너지 지원은 각 국의 `기술적’ 사정상 5월까지 완료되기 힘든 상태지만 지원 방침에는 변함이 없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결국 핵프로그램 신고 문제에 막혀 당초 외교부가 지난 1월 인수위 업무보고에서 제시한 `3월까지 2단계를 마무리하고 상반기 중 핵폐기 일정에 합의한다’는 계획이 두 달씩 밀린 셈이다.

다른 외교 소식통은 “핵프로그램 신고 문제가 쉽게 풀리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당초 목표보다 늦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북한이 이번 북.미 제네바 회동에서 미국이 제시한 방안에 대해 긍정적으로 반응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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