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뉴욕 세미나 `탐색전’으로 종료

6자회담 당사국 주요 관리들이 참석한 가운데 뉴욕 맨해튼에서 이틀간 열린 전미외교정책협의회(NCAFP) 주최 비공식 세미나가 1일(현지시간) 폐막됐다.

이번 세미나는 정동영(鄭東泳) 통일부장관이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을 면담한 뒤 열린다는 점에서 북한측이 6자회담 복귀의 시기에 대해 모종의 언질을 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게 사실.

그러나 북한측은 `폭정의 전초기지’라는 용어를 철회하는 등 6자회담 복귀의 명분을 줄 것을 미국측에 거듭 요구하면서 6자회담 복귀의 시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측 6자회담 차석대표인 리근(李根) 외무성 미국국장은 세미나가 끝난 뒤 기다리던 기자들에게 “여러 문제들을 진지하게 논의했고, 또 도움도 됐다”면서 “우리로 하여금 6자회담에 나갈 수 있는 명분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리 국장은 특히 “6자회담에 나가는 우리의 입장은 명백하다. 일관하다. 변함이 없다”면서 “거기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미국측에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다음 회담은 언제 열리느냐’는 질문에 “없어요, 없어. 무슨 다음이요. 뭘 다음에 해요”라고 손사래를 친뒤 `6자회담 재개 시점에 대해 논의했느냐’는 질문이 이어지자 “답답한 질문 좀 하지 말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리 국장은 “이번에 미국측에 우리의 요구를 강조했다”면서 “이제 그들이 반응하는 것을 봐야지” “그건 그 사람들에게 물어보라. 왜 나한테 묻느냐”며 끝내 시기 문제에 대한 언급은 회피했다.

이와 관련, 한 참석자는 세미나에서 특별한 진전은 없었다고 전하면서 “이번 세미나는 미국과 북한이 서로의 입장을 교환하고 상대의 의중을 탐색한 세미나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이번 세미나로 6자회담의 7월 재개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분위기가 조금 앞서가고 있다”고 말해 7월 재개가 불투명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외교소식통들은 그러나 이번 세미나는 당초부터 뭔가의 결정이나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한 성격의 모임이 아닌 만큼 회담 시기에 대한 뚜렷한 진전이 없었다고 해서 세미나 자체의 의미가 축소되는 것은 아니라고 밝히고 있다.

정부 관리 뿐아니라 학계 관계자들까지 참가하는 비공식 토의라는 모임의 성격상 현안에 대한 기탄없는 입장을 개진하며 상대방의 속내를 파악하는 것 이상의 결과를 기대하기는 당초부터 어려웠다는 것이다.

이번 세미나에 참석했던 주미대사관의 위성락 정무공사는 “서로의 이해는 올라갔고, 신뢰도 높아졌다”면서 “워싱턴과 평양이 오랜만에 대화의 시간을 가진 것은 의미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위 공사는 특히 “협의는 이어지며, 또 다른 형태의, 다른 채널로 대화가 있을 것”이며 “뉴욕 채널도 열려 있다”고 말해 북ㆍ미간 추가 접촉이 이루어질 가능성을 시사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