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逆벼랑끝 전술’로 맞서야”

▲ 18일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주최 북핵 공청회

한나라당이 18일 주최한 북핵문제 국회공청회에서 송영대(前통일부 차관) 숙명여대 겸임교수는 지난 94년 1차 북핵위기를 상기시키면서 북한의 ‘벼랑 끝 전술’에는 주변국이 ‘역(逆) 벼랑 끝 전술’로 맞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송교수는 “지난 94년 6월 북한 당국이 IAEA 사찰 수용과 핵 동결을 요구하는 미국의 전제조건을 수용한 배경에는 당시 추진되던 유엔 안보리 결의안이라는 제재수단이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지금처럼 북한의 기습적인 핵 보유 선언에 당황하는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으려면 6자회담이 실패로 돌아갈 경우를 대비한 대응책을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교수가 이러한 발언을 한 배경에는 북한을 회담장으로 불러오는 것도 어려운 일이지만, 6자회담이 재개된다 해도 회담 타결전망이 산 넘어 산이라는 인식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6자회담이 재개됐을 때 논의가 예상되는 의제는 ▲농축 우라늄 보유 여부 ▲핵폐기의 대상 ▲핵사찰 대상과 방법 ▲북한체제 보장 수준 등으로 볼 수 있는데, 어느 것 하나 북-미 양자가 합의하기 어려운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번 토론회에서 주제발표를 한 박진 한나라당 의원도 “북핵문제의 해결책은 사실상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개혁개방으로 나가는 길 밖에 없다”면서 “매우 어려운 과정인 만큼 정부도 현실적인 대책을 세울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송교수는 남아공이나 이스라엘도 핵실험 없이 핵보유국이 된 사례를 지적하면서 북한은 이미 핵을 보유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정부가 북한이 핵실험이나 명확한 핵무기 보유 증거를 제시하지 않기 때문에 북한의 핵능력을 94년 이전과 같은 ‘핵무기 1-2개 제조가 가능한 플루토늄 보유’ 수준으로 추정하는 것은 큰 잘못이라고 평가했다.

송교수 이외에도 각계 전문가들은 북한 핵문제에 대한 정부가 현실적인 중장기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했다.
핵전문가 김태우 국방연구원 안보센터 책임연구위원은 “단기적으로는 6자회담 성사를 위해 노력해야 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국제사회가 제재를 가할 상황을 준비해야 한다”며 “사실 이제는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인정하면서 대북 핵 억지력을 찾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송교수는 이번 북한의 핵보유 발언은 93년 3월 8차 남북회담 실무접촉 회의에서 북측 대표였던 박영수 단장이 자신에게 던진 ‘서울 불바다’ 발언에 이은 ‘2차 불바다’ 발언에 해당한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신주현 기자 shin@dailynk.com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