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환율·유가…경기회복에 악재

북핵 리스크와 유가급등으로 대내외적 경제여건에 먹구름이 드리운 가운데 7년반만에 처음으로 환율이 종가기준으로 1천원선이 붕괴돼 미약하나마 회복기미를 보이던 한국 경제가 이들 3대 악재에 발목이 잡힐 것으로 우려된다.

주가와 물가, 환율 등 각종 가격변수 가운데 우리 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이 가장 큰 환율이 계속 하락할 경우 성장의 버팀목인 수출에 타격을 가져다 줄 뿐만 아니라 기업의 수익성과도 직결돼 경기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여기에 유가는 비수기를 앞두고 하향안정세가 기대되고 있음에도 불구, 오히려 상승곡선을 거듭하고 있어 생산현장과 생활물가에 불안감을 가중시키는 형국이다.

이러한 국면이 계속된다면 경제운용 당국이 내세운 올해 4%의 성장률 달성이 어려워짐은 물론 경기회복 자체도 물건너갈 수 있다는 우려감이 증폭되고 있다.

◆환율하락, 4% 성장률 달성에 차질 우려
25일 원/달러 환율은 998.9원에 마감돼 종가기준으로 지난 97년 11월14일 이후 근 7년반만에 처음으로 1천원 아래로 떨어졌다.

미국 달러화 약세에 따른 엔/달러 환율 급락과 시장에 넘쳐나는 달러매물 때문에 환율이 맥없이 1천원이 무너졌으며 이러한 하락분위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최근 1주일간 환율은 무려 23.6원이 폭락했다.

문제는 이러한 환율 하락이 거시경제 전반에 미치는 파급력이다.

한국은행과 민간경제연구소 등은 여타 경기변수들이 불변인 것을 전제로 할 경우 연간기준으로 원화가 1% 절상되면 국내총생산(GDP)은 0.05%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4분기중에만 1.9% 절상됐으며 이러한 상황이 연말까지 지속된다면 GDP는 0.1% 포인트 가량 하락이 불가피하다.

이달들어 다시 가파르게 환율이 하락하고 있어 올해 정부가 목표로 내세운 4.0%의 GDP 달성이 가능할 지 의문시된다.

정부와 한은은 올해 평균환율을 1천원선으로 잡고 있으나 시장 주변의 환경은 그리 간단치 않다.

한은이 모건스탠리, J.P.모건, 리먼브라더스, 도이치은행, 씨티그룹 등 5개 투자은행의 최근 전망치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엔/달러 환율은 올해 하반기중으로 90엔대 중반으로 밀려 연말께는 96엔선에 머물 것으로 전망됐다.

이날 엔/달러 환율이 107엔에서 105엔로 하락하면서 원/달러 환율을 1천원 아래로 떨어지게 한 점을 감안하면 원/달러 환율이 하반기에는 900원대 중반까지 추락할 수 있다는 우려감을 낳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 중소수출업체들의 타격은 물론 기업들 전반에 걸쳐 수익성 악화와 그에 따른 투자위축, 소득감소, 내수부진이라는 악순환이 되풀이될 것으로 우려된다.

◆유가급등, 북핵 리스크까지 악재로
북한의 핵실험 준비설로 고조되고 있는 북핵 리스크는 거의 주기적이라고 할 정도로 우리 경제를 흔드는 변수가 되고 있다.

북핵 문제에 따른 컨트리리스크는 국제금융시장에서 조달금리 상승이라는 `비용’으로 즉각 현실화되고 있으나 우리 경제주체들이 달리 대응할 방도가 없기 때문에 소극적으로 지켜볼 따름이다.

국제유가 역시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요소에 속한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22일 미국 시장에서 서부텍사스중질유(WTI) 가격은 배럴당 54.81달러로 전날보다 2.42달러나 올랐으며 북해산 브렌트유와 중동산 두바이유도 배럴당 52.26달러와 47.12달러로 전날보다 각각 1.64달러와 0.55달러 상승했다.

당초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을 4.0%로 제시할 당시 전제로 삼은 원유의 연평 균 도입단가(운임보험료 포함가격)를 배럴당 34달러로 책정했으나 최근의 국제 원유 시세는 이러한 전제를 훨씬 초과한 상태다.

문제는 이러한 유가의 급등세가 비수기를 앞두고 도무지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LG경제연구원의 오문석 상무는 “유가가 지금과 같은 추세로 고공행진을 계속하면 미국 등 선진국 경제의 침체를 초래, 우리 경제에 큰 악재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삼성경제연구소의 김경원 상무는 “유가와 북핵리스크, 미국경제의 부진 등 대외변수를 지켜보면 답답한 상황이다. 문제는 올해가 아니라 내년이다. 내년중 미국 경제가 소프트패치(경기회복기의 일시적 침체)가 아니라 후퇴국면에 진입하거나 부동산 가격의 조정이 나타난다면 어마어마한 파장이 초래될 수있다”고 지적했다.

LG경제연구원의 신민영 연구위원은 “환율이 하락하면 물가도 떨어져 내수부양 효과가 있다는 논리도 있지만 현재 경제상황에서는 내수부양 효과는 그다지 기대하기 힘들다”면서 지금과 같은 환율하락 추세는 기업채산성 악화와 수출둔화 등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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