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협상장 떠나는 김숙 “아쉬움도 있다”

북핵 6자회담 우리측 수석대표인 김 숙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아쉬움을 안고 북핵협상 테이블을 떠난다.

김 본부장은 27일 발표된 국가정보원 1차장에 내정되면서 10개월여만에 본부장 직을 마감했다.

작년 4월 본부장으로 취임한 김 차장은 원칙에 입각한 굵직한 협상기조를 바탕으로 북한과의 기싸움에 밀리지 않고 이명박 정부의 북핵정책을 원만하게 수행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작년 12월 베이징에서 열린 6자 수석대표회담에서는 회담 결렬을 무릅쓰면서도 `시료채취 없는 검증의정서는 채택할 수 없다’는 원칙을 끝까지 지키기도 했다.

물론 그의 재임기간 검증문제에 대한 북한의 비협조 등으로 비핵화 2단계(불능화 및 중유 100만t 대북지원) 마무리가 지연되는 등 6자 프로세스가 순탄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북핵협상이 어떻게든 굴러가게 만드는 것보다 더디더라도 바른 방향으로 진전돼야 한다”는게 평소 그의 소신이었다.

다만 과거 북한과 미국이 첨예하게 맞설 때 중간에서 양측의 이견을 좁히는데 기여했던 한국의 고유한 역할을 찾기는 힘들었다는 지적은 있다.

김 본부장은 차관급인 국정원 1차장으로 옮겨가지만 본격적인 협상을 앞두고 6자회담을 떠나는데 대해 적잖은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미국 새 정부의 북핵라인이 정비되고 본격적인 6자회담 재개 준비를 하고 있는 시점에서 할 일이 많은데 갑작스럽게 떠나게 돼 아쉬운 점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특사가 조만간 한국을 비롯한 6자회담 참가국들을 방문하는 등 북핵 현안이 산적해 있는 상황이어서 신속하게 신임 6자회담 수석대표를 임명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김 본부장의 후임으로는 위성락 외교장관 특별보좌관(외시 13기)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으며 조태열 주 스페인대사(13기), 조태용 주아일랜드 대사(14기), 김규현 주미공사(14기) 등도 물망에 올라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