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타결 부시가 최종 결정”

6자회담 참가국의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합의문 타결 성공은 합의문에 대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최종 결정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 인터넷판이 20일 보도했다.

신문은 미국 고위 외교 관리의 말을 인용, 남북한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6개국이 참가한 4차 6자회담이 막판 기로에 섰을 당시 미국측의 마지막 양보 결정은 부시 대통령에 의해 승인됐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 6자회담 미국측 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와 미 정부 최고위급 관리들간의 가교역할을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 관리는 북한의 NPT(핵무기비확산조약) 및 IAEA(국제원자력기구) 복귀와 대북 경수로 제공문제 논의를 골자로 하는 타협안이 최선의 협상안이라는 중국측 입장이 갈수록 견고해짐에 따라 미국도 마침내 태도를 누그러뜨리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이 경수로 제공 문제를 포함한 합의안에 서명하게 된 데는 부시 행정부의 당면 문제들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줬다고 WP와 뉴욕타임스(NYT)는 미 고위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라크전에 대한 미국내 지지율 하락, 이란핵 문제 난관 봉착, 허리케인 카트리나에 따른 부시 대통령의 지지도 하락이라는 상황 속에서 북한문제를 해결함으로써 또다른 대치상황을 미리 막을 필요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미국을 제외한 6자회담 참가국들이 협상안에 동의를 한 상황에서 다른 목소리를 낼 경우 회담실패에 대한 책임을 미국이 혼자 떠안아야 한다는 점도 미국측의 선택폭을 좁혔다고 NYT는 분석했다.

한때 라이스 국무장관이 한국과 일본 외무장관과 접촉을 갖고 협상안에 대해 각각의 입장을 담은 별도의 성명을 발표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중국측의 압력에 따라 입장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은 라이스 장관의 구상에 동의했으며, 한국도 회담 분위기가 나빠질 수 있다고 불평하면서도 미국과 같은 행보를 취하기로 했었다고 한 관리가 전했다.

한 고위 관리는 “그러나 한때 중국은 ‘우리가 완전히 고립돼 있다. 이대로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이 타결을 못하게 했다고 발표하겠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으로 몰리면서 결국 부시 대통령도 합의문에 서명하는 길을 택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 협상 참가자들의 전언이다.

이와 관련, NYT는 부시 대통령이 이미 몇년 전에 북한이 두개의 별도 핵 프로그램에서 빠져나오도록 하는데 군사력을 동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었다고 전했다.

다만 미국 관리들은 북한핵 프로그램이 최종 해결되기 위해서는 아직도 중요한 장애물들이 남아있으며, 북한에 대한 어떠한 양보도 (이보다는)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것들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북한에 대한 외교적 해결론자와 반대론자간의 해묵은 갈등도 6자회담 공동성명의 실행 과정에서 다시 나타날 수 있다고 WP는 지적했다.

NYT도 이번 결정이 콜린 파월의 뒤를 이어 국무장관에 취임한 라이스 장관 팀의 첫 작품이지만 이번 타협안이 북한을 어느 강도로 압박할 것인가에 대한 미 행정부내의 막후 알력이 해소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NYT는 이번 타협안에 북한의 핵프로그램 초기 및 NPT복귀 시점과 조건이 명시되지 않은 점도 논란이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미 중앙정보국(CIA) 북한 감시 업무를 담당했던 아트 브라운은 “타협안에는 커다란 구멍이 있다”며 “북한이 우라늄농축프로그램이 없다고 주장하고 동굴 속에 파묻어 버리면, 우리가 그것이 타협안에 포함돼있다고 말해봐야 그들은 폐기할 것이 없다고 주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북한이 선(先) 경수로를 주장한데 대해 라이스 장관은 북한의 핵해체와 NPT복귀, IAEA 안전조치 이행이 먼저라고 반박하면서 양측간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