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을 넘어 평양서 온 ‘통일딸기’

경남도가 예산을 지원하고 농민단체가 기술을 전수해 평양에서 키운 ‘통일딸기’ 모종이 북핵사태 와중에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도내 농민들 손에 무사히 전달됐다.

경남도와 경남통일농업협력회(회장 전강석.경통협)는 25일 오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북에서 키운 딸기 모종 1만포기를 농민 2명에게 전달하는 간단한 의식을 갖고 그동안의 경위를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전강석 회장은 “너무나 어려운 과정을 거쳐 회원 농가에 모종을 전달하게 돼 너무 기쁘고 그동안 고생한 회원들에게 감사한다”며 감격해 했다.

김종부 경남도 농수산국장은 “남북농업협력사업을 시작한 이후 북한에서 식물을 남한으로 가져온 최초의 사례”라며 “도가 인도적 차원에서 진행해온 교류사업의 구체적인 결실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당초 딸기 모종은 지난 9일 북한 남포항을 출발해 10일 인천항에 도착시키기로 돼 있었지만 별다른 설명없이 선적이 되지 않아 북핵사태 여파로 경남도 방문단의 방북 취소에 이어 교류 자체도 무산되는 것이 아닌지 관계자들이 애를 태웠다.

확인 결과 딸기 모종은 북측이 지난 9일 선적하기로 하고 남쪽에서 가져간 박스에 담는 작업까지 마쳤지만 원산지증명서 등 서류가 미흡해 선적이 보류됐고 그 상태로 1주일을 기다리다 16일 선적, 17일 인천에 도착된 것이다.

남포서 인천까지 직항로가 1주일에 한번밖에 운용되지 않아 불가피했고 인천항에서 국립식물검역소 검역과정을 거치느라 다시 1주일만을 보낸 뒤 24일에야 경통협에 넘겨졌다.

도와 경통협은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을 통해 중국을 경유, 북측 민화협 등에 팩스를 보내는 등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정작 딸기 모종은 보름동안 햇빛을 못봐 상태가 썩 좋진 않아 농민들이 ‘발근제’에 담가 1차 처리했고 이날 공개된 모종은 다행히 푸른 빛이 도는 등 아직 싱싱한 기운을 유지하고 있었다.

7천포기를 맡은 김태도(50.밀양시 하남읍 수산리)씨와 3천포기를 받은 김성만(45.함안군 가야읍 도항리)씨는 “북한서 1주일, 검역과정에 1주일을 보내 곧바로 땅에 심어할 생물이 다소 말라 걱정은 되지만 남북 교류의 의미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딸기가 탐스럽게 열리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도는 그동안 이앙기 250대를 북에 전달하고 벼 육묘공장과 채소 온실 건설을 지원했으며 경통협도 자체적으로 교류사업을 해오다 도와 협력해 육묘공장과 온실 건설 과정에 참여하고 딸기 재배기술 전수 등을 맡아왔다.

경통협은 회원 농가를 통해 키운 우리 딸기품종 ‘설향’ 모주 3천500포기를 지난 5월 중순 평양시 강남군 장교리로 보냈고 이 곳에 건설된 벼 육묘공장 600평에서 다시 키워 모종 5만포기로 새끼치기를 해 4만포기는 현지에 남겨졌다.

북한은 서늘한 곳에서 잘 자라는 딸기 모종 생육에 적합한 곳인데다 청정지역이어서 향후 딸기 모종 공급이 본격화될 경우 농민들이 의존해온 중국산 모종 수입을 대체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전강석 회장은 “이번 통일딸기 모종 전달은 북핵사태와는 전혀 무관하게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으며 지난 주말 재방북때도 북측은 민간 교류 지속을 간절히 바라고 있었고 필요하면 초청장은 언제든지 보내겠다고 했다”며 “딸기 모종을 모두 잘 살려 내년 1월 반드시 ‘통일딸기’를 수확하겠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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