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위기 희생자는 식량난 속의 주민”

북핵을 둘러싼 외교 갈등으로 식량부족이라는 새 위기가 다가오고 있으며 수백만 북한 주민이 한반도 핵위기의 드러나지 않는 희생자들이라고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 인터넷판이 13일 보도했다.

이 잡지에 따르면 세계식량계획(WFP)은 최근 이미 어린이의 3분의1 이상이 만성 영양실조 상태인 북한이 또다시 심각한 식량부족에 직면할 위기에 처했다고 경고했다.

북한은 100만~300만명이 숨진 1990년대 기아 이후 해외 식량원조에 크게 의존해 왔으나 주요 지원국인 미국과 일본, 한국 등이 핵무기 포기를 요구하며 식량지원을 꺼리고 있어 사태가 심각해지고 있다.

리처드 레이건 WFP 평양사무소장은 WFP가 650만 북한 주민에게 식량을 공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2002년 이후 외국의 지원이 절반 이상 줄어 이번 달 360만명의 식량지원을 중단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다.

1999년에는 50만t, 지난해에는 5만t의 식량을 지원한 미국은 인도주의적 원조를 북한 정부를 협상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면서도 올해에는 아직 지원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

북한 식량위기가 고조되고 있으나 지난해 468명의 탈북자가 베트남에서 항공편으로 한국에 온 뒤 북한과 중국이 탈북자 단속을 강화하면서 한국 행 탈북자 수는 크게 감소하고 있다. 탈북자 관련 운동가들에 따르면 올 1.4분기 한국에 온 탈북자는 3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정도 줄었다.

또 한국 국가인권위원회의 비밀연구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중국은 국경 근처 군기지 안에 5~6곳의 탈북자 수용시설을 운영하고 있으며 매주 최대 300명의 탈북자를 북한으로 송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과 미국이 대북 전략에 합의할 수 있을지는 분명치 않지만 북한에 대한 식량지원을 바라는 사람들은 외교 갈등으로 식량지원이 위기를 피할 수 없을 만큼 늦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레이건 소장은 “그대로 놔두면 상황은 빠르게 나빠질 것”이라며 “1990년대 같은 기아가 재연되게 한다면 우리는 물론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어떤 변명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