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에 도움되면 美·北정상회동 좋은일”

미국을 방문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북한 핵을 포기시키는데 도움이 된다면 미국 대통령이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나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D.C.에서 특파원들과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 “한미관계가 완벽하다면 (북미 정상회담이) 무슨 문제가 되겠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혹자는 미국이 직접 김정일 위원장을 만나면 한국이 소외될 것이라고 말하는데 그것은 한미관계가 과거와 같은 현상에 있을 때나 그렇지 대한민국 정권이 바뀐 뒤에는 (한미간) 철저한 공조가 됐다”며 “통미봉남(通美封南)이라는 폐쇄적 생각을 갖고 봐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오바마 정권 출범에 대비한 한미관계 강화방안 등을 묻는 질문에 대해 “미국의 외교는 국익중심으로 움직여 왔다”면서 “(대외기조에) 근본적이고 갑작스러운 변화는 오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오바마 당선인의 대선 승리후 이뤄진 전화통화 내용을 거론하며 “오바마 당선인은 (김정일 위원장을) 직접 만나든 어떻든 한국과 철저히 협의하겠다는 생각이 중심에 있다”며 “오바마 당선인 본인이 먼저 북핵 해결에 있어서 한미간에 철저히 공조하고 협의하겠다고 분명히 전제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미FTA의 선(先) 비준동의 문제와 관련, 이 대통령은 “절차만 놓고 볼 때 미국은 의회가 질문권한이 없고 가부투표만 하도록 돼 있는 ‘패스트 트랙(fast track;신속협상권)’제도가 있고, 우리는 23-24개의 법안을 수정해 통과시켜야 하기 때문에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만큼 미국 내 패스트 트랙 제도를 잘 활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패스트 트랙 절차가 없어지면 미 의회를 중심으로 다시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하고 “우리 국회도 너무 여야간에 공개적으로 먼저 떠드는 것보다 ‘은밀한’ 협력을 해서 절차를 밟아나가는 게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유명환 외교통상장관,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 김덕룡 국민통합특보, 안상수 의원,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 박형준 홍보기획관, 청와대 박병원 경제수석, 김성환 외교수석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