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에 대한 韓美정상의 대북강경 메시지와 향후 과제

4월 25, 26일까지 1박 2일간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방한 일정이 ‘무사히’ 종결되었다. 북한의 ‘4차 핵실험’이나 300여 명의 사망·실종자를 낸 ‘세월호’ 침몰사건으로 인한 애도 분위기 때문인지 국내의 큰 반미시위도 없었다. 다만, 북한 어업지도선 2척의 NLL침범(25일 새벽) 및 북한의 미국인 관광객 1명 억류(25일 저녁 11시 30분 발표)가 있었던 것은 향후 한반도 정세의 불안을 예고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차분한 미국 대통령의 방한이었다. 물론 그 결정적 배경은 수백 명의 꽃다운 고등학생들을 죽음으로 몰고 간 세월호 침몰사건이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북한이 도발하기에는 너무 많은 정치적 부담이 있었을 것이다. 북한은 23일 북한 적십자회 중앙위원회를 통해 대한적십자사 앞으로 세월호 침몰로 인한 사망자 및 실종자들을 애도하는 전통문을 보내왔고, 25일에는 남한 민화협 등 각종 단체 앞으로 애도전문을 보냈다. 전통적인 통일전선전술의 일환인 것은 분명하지만 북한도 남한 정국에 신경을 쓰면서 처신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북한의 유화 제스쳐에도 불구하고 한미 정상회담은 북한 당국에게 매우 단호한 입장을 천명하는 것으로 막을 내렸다. 핵문제에 대해 두 정상은 4차 핵실험을 포함, 추가적인 도발 땐 더 많은 대가를 치르게 하는 영향력이 있는 제재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북핵문제 등 북한의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2015년 12월 1일 미국이 한국에 이양하기로 한 ‘전시작전통제권’을 연기하는 것을 검토하기로 합의했다. 이의 연장선에서 한미 정상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보다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한국형 미사일 방어(KAMD) 체제를 독자적인 시스템으로 발전시켜 나가되 한·미 간 상호 운용성을 증대시켜 효율적인 운용이 확보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임을 밝혔다. 또한 양국 정상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CVID)’ 북한 비핵화 목표 달성을 위해 긴밀한 협력을 계속해나갈 것임을 밝혔다. 지난 3월 한·미·일 헤이그 정상회담에서 북핵문제 대한 강력한 대처가 천명된 이후 한미 양국이 이를 재확인한 것이다. 이에 대해 북한은 26일 노동신문을 통해 “자주적 권리에 대한 악랄한 도전”이라고 반발했다.

금번 정상회담은 북한 비핵화 문제에 대한 한미 간의 확고한 의견일치를 보여주었다. 박근혜 정부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가 북한 비핵화 문제를 ‘적당히’ 처리하고 남북관계 개선으로 가지 않느냐는 미국의 우려가 불식되는 기회가 되었다. 반대로 미국이 미일동맹만 중시하고 한국은 소홀히 하고 있지 않느냐는 한국의 우려가 불식되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이 일본의 위안부 문제에 대해 강하게 비판함으로써 미국의 대일 일변도 정책에 대한 한국의 우려가 상당부문 해소되었다. 다만 문제는 지금부터이다. 북한의 반응과 중국의 반응이 주목되는 이유이다.

첫째, 중국은 한·미·일 공조에 대해 매우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다. 특히 한미 정상이 북핵문제에 대해 ‘중국 역할론’을 강조한 것은 중국의 불만을 야기할 수 있다. 북핵문제의 근본 원인은 ‘미국의 대북 강경 정책’ 때문인데 왜 중국에게 책임을 지우냐는 것이다. 그리고 북핵문제를 기회로 KAMD를 강화시키는 것은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는 중국의 전통적 우려는 더욱 커질 것이다. 북한 비핵화에는 적극 찬성하지만 4차 핵실험을 할 경우 6자회담은 무력화된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은 6자회담에 공을 들이고 있는 중국에게는 과도한 대중 압박으로 인식될 수 있다. 향후 대중 외교를 통해 이를 불식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둘째, 북한 또한 ‘단말마적’ 반발을 보일 것이다. 이미 4차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던 북한은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지켜보면서 실험 시점을 조율하려고 했을 터인데 아마도 그 시점이 당겨질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그동안 외부 압력에 대해 강력히 대처하는 태도를 보여 왔다. 1998년 8월 대포동 1호 발사 이후 2012년 은하 3호 발사, 2006년, 2009년, 2013년 3차례의 핵실험 등은 대북 압박에 대한 북한식 강력 대응이었다. 북한은 군사력을 고도의 정치적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군사력 과시를 통한 정치적 이득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내부적으로는 김정은의 군사적 용맹성을 과시함으로써 엘리트나 주민들의 이완을 방지하고, 대외적으로는 대북 군사공격 시 대량보복을 시사함으로써 이를 억지하는 효과를 얻는다. 북한은 ‘강(强) 대 강(强)’ 정책만이 자신을 지키는 유일한 길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북한을 어떻게 설득하여 더 이상의 도발을 막을 것인가가 관건이다.

북한의 4차 핵실험은 한반도 정세를 급격히 악화시키는 시한폭탄임에 틀림없다. 그렇다면 이해 당사자들은 모든 힘을 모아 시한폭탄이 터지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북핵문제가 진정 발등의 불이라면 우선 발등의 주인이 모든 도구를 동원하여 이를 진화해야 한다. “불이야”만 외치면서 남에게 불을 꺼주기를 바라서는 큰 화상이나 아니면 죽음에 이를 수도 있다. 북핵문제의 1차 피해자는 남한이고, 일본은 2차, 중국은 3차, 미국은 4차 당사자 정도 된다고 판단된다. 누가 가장 서둘러 발등의 불을 꺼야 하는가는 자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