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실험 2개월…개성공단에 가보니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10월9일)한 지 거의 2개월이 지난 1일 그로 인해 존폐의 위기에 내몰린 것처럼 보였던 개성공단은 사실 전혀 동요 없이 ’남과 북의 공동번영’이라는 당초의 목표를 향해 한발 한발 나아가고 있었다.

현대아산이 언론사 경제·산업부장단을 초청해 개성공단 현황 설명회를 개최한 이날 현장에는 덤프 트럭과 굴착기 등 건설장비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간간히 내리는 눈발과 초겨울에 걸맞은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바삐 일손을 놀리는 작업인부들의 이마에 송글송글 맺힌 땀방울을 볼 수 있었다.

안내를 맡은 현대아산 직원은 “한달만에 개성공단을 다시 찾았는데 길을 잃어버릴 정도로 이곳은 하루하루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2012년까지 2천만평 규모로 조성될 이 공단의 1단계 부지 100만평에는 24개 업체가 입주할 예정이다.

2만8천평의 시범단지에는 이미 15개 입주업체의 공장이 가동되고 있다.

모두 1천274억원이 투입되는 1단계 공사의 부지조성 작업은 완료됐고 구조물 79%, 특수구조물 66%, 폐수처리장 85%의 공정이 진척된 상태에서 내년 상반기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북핵사태로 지연됐던 분양도 조만간 시작될 것으로 현대아산측은 예상했다.

현대아산은 1단계 공단이 본격 가동되면 북측이 연간 임금수입 6천만달러, 신규고용 8만-10만명의 경제적 효과를 거두는 반면 남쪽은 연간 9억달러의 생산유발 효과와 1만3천명의 신규고용 창출 효과를 누려 남측의 기대효과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궁극적으로 35만명의 근로자가 2천여개 업체에서 일하면서 연간 200억달러를 생산하고 이들의 가족을 포함해 50만명의 주민이 호수생태공원과 3개의 골프장, 1개의 테마파크가 갖춰진 쾌적한 환경에서 높은 삶의 질을 구가하는 ’세계최고의 생산도시’를 이루겠다는 목표는 북핵사태에도 불구하고 달성 가능하다는 것이 공단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기대였다.

사실 북핵사태는 이 공단에 아무런 동요를 불러 일으키지 못했으며 오히려 그 이후 고용인원이 증가하는 등 생산활동은 더욱 활기를 띠고 있다고 관계자들은 밝혔다.

2년째 시범단지 내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신원의 박성철 회장은 “이곳은 단순히 옷을 만드는 공장이 아니라 평화와 사랑을 만드는 공장”이라면서 “순수한 민간공장인 이곳이 공격당할 이유는 없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전쟁이 나면 개성공단으로 피란오라’고 말하곤 한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북핵실험 당일에도 아무런 동요가 없었고 오히려 그날 근론자들이 야근을 자청하는 등 분위기는 평소에 비해 더 좋았다”고 회상하고 “그 이후에도 채용 인력이 늘어나는 등 생산활동에는 아무런 차질이 없다”고 강조했다.

현대아산의 윤만준 사장은 “이곳 입주 업체들은 퍼줄려고 온 것이 아니고 사업을 위해 온 것”이라면서 “언어와 문화의 차기가 없어서 한국 기업인들이 선호하는 이 공단에 대해 더 많은 사람들이 성원하고 축복하기를 바란다”고 설명회 참석 언론인들의 지원을 호소했다.

시범단지 내에 위치한 신원의 공장에는 하얀 모자를 쓴 수백명의 여공들이 빽빽히 앉아 바느질과 재단 등 작업에 여념이 없었다. ’잘 살아 보세’라는 구호를 모두가 힘껏 외치던 1970년대의 우리 공장 풍경과 전혀 다르지 않았다.

오후 3시30분께가 되자 공장 안에 음악이 흘러나오고 여공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춤을 추기 시작했다.

우리의 ’국민체조’와 비슷한 몸풀기 시간이란다.

북측 종업원 식당에는 이들이 가볍게 몸을 푼 후 먹을 간식인 초코파이 몇상자가 쌓여 있었고 공장밖 자전거 거치대에는 남쪽 민간단체들이 기증한 출퇴근용 자전거가 주차돼 있었다.

한국으로서는 ’푼돈’에 불과한 한달 67달러의 임금에 불과하지만 다른 주민들에 비해서는 ’풍요’를 누리고 있는 이들은 당연히 선망의 대상이다.

행사에 동행한 북측 안내원은 “개성공단 입주업체에서 일하는 것이 개성 주민들의 꿈”이라면서 “북측 인력알선 기관에서 나이, 학력, 경력 등 입주업체가 요구한 조건에 따라 인력을 선발해 배정해 주는데 경쟁이 치열해 가구당 1명씩으로 개성공단 취업을 제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입주업체의 남한측 관리자들은 “아직 숙련되지 않아 생산성이 높은 것은 아니지만 일을 빨리 익히는 명석한 두뇌와 근면성을 보면 북한 종업원들도 영락없는 한민족임을 절감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개성공단관리위원회 김동근 위원장은 “입주업체들이 아직 흑자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문제삼는 시각도 있지만 감가상각비가 많은 초기 단계에서 적자는 어쩌면 당연한 것이며 이는 중국과 베트남 진출 업체들도 마찬가지”라면서 “여기 업체들은 적자를 걱정하지 않으며 오히려 공장을 증설, 확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솔직히 말하자면 어떤 기업들은 ’(정부가) 조금만 도와주면 대박을 터뜨릴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고도 했다.

핵실험 이후 현지 분위기를 묻는 질문에 김 위원장은 “이곳은 조용하다”고 말하고 “일부 업체들이 입주를 망설이는 분위기가 있기는 하지만 중국은 이제 진출이 어렵고 베트남은 너무 멀다는 점을 감안할 때 한국업체들이 진출할 곳은 개성공단 뿐이어서 이곳은 성공할 수밖에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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