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실험 ‘전작권 환수’ 변수 되나

북한이 3일 외무성 성명을 통해 핵실험을 예고한 이후 국방부 고위 관계자들의 표정이 상당히 어두워진 모습이다.

불과 보름 후면 제38차 한미안보협의회(SCM)를 통해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시기를 정하고 세부적인 환수 시간표를 짜게 되는데 북한의 돌연한 핵실험 선언으로 이런 일정이 순탄하게 진행될 수 있을 지 장담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북한의 핵실험과 전작권 환수 문제는 별개라는데 한미가 공통된 인식을 하고 있지만 군 관계자들은 핵실험 선언이 어떤 식으로든 환수 논의에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지난 달 28일 한 방송사에 출연, “전시 작권통제권 문제가 북한이 어떤 핵 실험 상황이냐, 아닌 상황이냐, 그것과는 직접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며 전쟁 가능성의 높이, 그런 것하고 작전통제권하고는 별개 문제”라고 말했다.

전작권은 “그냥 한국이 가져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또 그런 능력이 있기 때문에 한국이 작전통제권 전환을 하려고 하는 것”이라는게 노 대통령의 생각이다.

리처드 롤리스 미국 국방부 부차관도 2일 한국특파원과 간담회에서 ’북한이 핵실험을 하더라도 전작권 이양문제는 변화가 없느냐’는 질문에 “절대적으로 그렇다”라고 답변했다.

이런 기조라면 오는 20~21일 SCM에서 전작권 환수 시기가 정해지고 이에 따른 세부적인 환수 시간표가 나오는데 문제가 없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그러나 군 일각에서는 전작권 환수가 옳고 그르냐는 근원적인 논란이 겨우 잠잠해진 상황에서 북한의 핵실험 선언이 발표되자 논란이 재폭발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야당과 군 원로, 지식.종교인 등의 반대 목소리가 재점화될 경우 미측과 환수 논의를 진행하는 군으로서는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나라당 강재섭(姜在涉) 대표는 이날 “북한의 핵실험이 초읽기에 들어간 이상 전작권 단독행사 논의는 당장 중단되어야 할 것”이라고 공세의 포문을 열었다. 이달 10~11일 국방부와 합참을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에서도 총공세를 벼르는 모습이다.

전작권 환수 반대 목소리가 높아질수록 ’2012년 환수’를 관철하려는 군의 협상력이 약화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SCM에서 미측이 2009년을 끝까지 고집한다면 국내 부정적인 여론을 감안해 환수시기 결정을 연기하는 ’최종카드’를 던질 수 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반대로 미국 조야에서도 북한의 핵실험 가능 단계까지 사태를 악화시켰다고 부시 행정부를 압박한다면 미측도 조기 이양에 부담을 느낄 것이라는 분석도 설득력 있게 들린다.

미국이 유사시 한국에 핵우산을 제공한다는 정책에는 변함이 없다고 해도 북한이 핵실험을 하는 상황이라면 한반도 안보상황이 이전과 달라졌다는 조야의 인식을 미 행정부가 귀담아 듣지 않을 수 없다는 추론에서다.

때문에 전작권 환수 시기를 놓고 가뜩이나 팽팽히 맞서고 있는 한미가 SCM 전까지 이런 내부적인 상황에 직면한다면 이번 SCM에서 환수 시기를 정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당장 핵실험을 하겠다는 것이 아닌 만큼 전작권 환수 논의에 심각한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SCM 전까지 핵실험 선언 파장이 어떻게 전개될지 장담할 수 없는 만큼 사태 추이를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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