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실험 `미국 책임론’ 논란 가열

북한 핵실험 이후 한나라당이 대북 포용정책에 대한 책임론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책임론을 둘러싼 논란도 가열되고 있다.

핵실험으로 인한 대북 포용정책 실패론 등으로 수세적 입장에 몰렸던 여권은 미국 책임론으로 상황 반전을 모색하는 모양새이고,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얕은 수’라며 반발하고 있는 것.

열린우리당 노현송(盧顯松) 의원은 12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번 사태에 대해) 강경 일변도로 갔을 때 위기 상황이 올 수 있다”면서 “그 예로 미국은 부시 정권 이후 북한에 강경일변도 태도를 취해왔고 그 결과 북한은 핵을 실험했다. 오히려 북한에 대해 너무 강경책을 쓴 게 아니냐고 (미국내 일각에서도) 비판한다”고 말했다.

앞서 한명숙(韓明淑) 국무총리는 전날 국회 본회의 긴급현안질의에 출석해 핵실험 사태를 둘러싼 책임 논란과 관련, “북한에 일차적 책임이 있다고 보지만 어느 한 나라를 (책임이 있다고) 지명하기는 어렵다”면서 “미국의 제재와 일관된 금융압박이 하나의 원인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으로부터 햇볕정책이 이번 사태의 원인 제공자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도 같은 날 광주 전남대학교에서 가진 특별강연을 통해 “미국이 북한을 못살게 하니까 북한이 발악적 행동을 하게 된다”며 “미국은 북한과 직접 대화를 해야 하고, 옳은 일을 위해서는 악마와도 대화하는 것”이라고 말해 미국 책임론을 제기했다.

또 10일에도 우리당 임종인(林鍾仁), 민노당 권영길(權永吉) 의원 등 우리당과 민노당 소속 의원 24명은 “미국은 대북 강경제재 조치가 성공하지 못했음을 인정하고 북한과 직접 대화에 조속히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일련의 움직임에 대해 한나라당 유기준(兪棋濬) 대변인은 이날 현안 브리핑을 통해 “국가적 위기에도 남 탓만 하고 있다”면서 “북한 핵실험으로 중대한 국가적 위기에 처했는데도 불구하고 그동안의 햇볕정책이나 포용정책이 전혀 잘못된 것이 없고, 다만 북.미 관계가 장애가 돼 완전한 성공에 이르지 못한 것일 뿐이라며 북한과 미국의 문제로만 돌리려는 것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것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심재철(沈在哲) 홍보기획본부장은 오전 최고위원회에서 “미국 책임론, 햇볕정책 성공론, 북미대화 등 3가지 잘못된 논리가 나온다”면서 “미국 책임론은 두 말할 필요도 없이 잘못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는 전날 국회에서 한나라당 강재섭(姜在涉)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불행히도 한국 국민이 미국을 비난하는데 유감스럽다. 미국이 6자회담 내에서 노력했는데 비난 받아서 억울하다. 북한의 행동에 대한 일련의 과정에는 초점을 맞추지 않고 결론만 보는 것은 섭섭하다”고 유감을 표명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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