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2개월에 불과한 아리랑2호 위성이 걸음마 연습중에 갑작스럽게 북한 핵실험 지역을 촬영하느라 이중고를 겪고 있다.
23일 과학기술부 및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다목적 실용위성인 아리랑2호는 7월28일 러시아 플레세츠크 기지에서 발사된 이후 지난 두달동안 위성체 건전성 평가, 위성본체 기능점검, 탑재 카메라 오염방지 작업 등 초기 운영 작업을 마쳤다.
아리랑2호는 이어 내년 1월 지구영상 사진의 상업판매를 목표로 지구를 촬영한 영상에 대한 검.보정 작업, 영상의 제품화, 고객서비스 점검 등을 연말까지 마칠 예정이었다.
항우연은 지난 해 7월 프랑스의 스팟이미지(Spot Image)사와 아리랑2호의 위성영상 판매대행 계약을 체결, 스팟이미지사를 통해 위성영상을 판매할 예정이다. 또 국내와 미국, 중동 일부 지역에서는 한국항공우주산업 측이 영상판매를 담당한다.
이런 와중에 북한 핵실험이라는 돌발상황이 발생하자 아리랑2호는 당장 수행해야 할 임무의 우선 순위를 북한 핵실험 지역 촬영으로 변경하는 상황에 처해졌다.
김용승 항우연 우주응용센터장은 “아리랑2호는 상업적 고객보다 안보고객을 우선한다는 방침에 따라 영상의 검.보정 작업보다 북한 핵실험 관련 요구에 많은 시간을 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아리랑2호는 정상적으로 운용되고 있다”면서 “그러나 북한 핵실험 이후 안보에 관련된 요구가 많아져 원래 일정(내년 1월 영상상업 판매)이 다소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항우연은 아리랑2호의 영상 검.보정 작업과 북한 핵실험 지역 촬영이라는 이중고를 겪으면서도 지난 16일 국감에서는 일부 의원으로부터 “그동안 북한 지역을 한번도 촬영하지 못해 국민세금으로 만든 2천600억원짜리 위성이 제 구실을 못하고 있다”는 비난까지 들어야 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