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신고 협상 ‘플루토늄 양’이 관건

미국이 현재 북한과의 핵신고 협상에서 가장 중요시하고 있는 부분은 북한이 신고할 ‘플루토늄의 양’이며 핵 신고서에 이를 얼마나 충실히 반영하느냐를 신뢰의 기준으로 삼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특히 북한이 지난해말 1차로 밝힌 30kg에 달하는 플루토늄 신고량은 자국이 파악하고 있는 양과 차이가 많이 난다는 점을 들어 ’보다 정확한 양’을 신고해줄 것을 북측에 촉구하고 그 결과를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북핵 현안에 정통한 외교소식통의 전언을 종합해보면 싱가포르 회담에서 북.미 양측은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과 시리아 핵 협력 의혹에 대해 과거 1972년 미.중 간에 체결했던 상하이 공동성명 방식에 따라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 양해각서에 담아 처리하되 정식 신고서에는 플루토늄과 관련된 세부 내역을 담기로 했다.

북.미 간에 합의한 간접시인 방안은 각서내용에 ’북한이 우라늄 농축활동과 핵확산 활동에 개입했다는 것이 미국의 이해사항’임을 적시하고 북한이 이에 대해 ’인식하고 있다(acknowledge)’는 표현을 담는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포스트는 11일 싱가포르 회담과 지난 달 스위스 제네바 회담을 통해 제기되는 의혹들에 대해 북한이 공개적으로, 정확히 시인(admit)하는 대신 이러한 의혹이 있다는 점을 ’인식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그동안 6자회담의 교착상태를 불러 온 북한의 과거 우라늄농축 관련 활동, 그리고 시리아 핵협력 의혹 등을 일단 논의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한 것은 중요한 변화라고 전했다.

한 소식통은 13일 “현실적인 관점에서 판단할 경우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실질위협은 우라늄농축보다는 플루토늄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 “플루토늄의 폐기를 실제로 추진하느냐 여부가 매우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북한이 앞으로 1-2주내에 중국에 제출할 정식 신고서에 플루토늄 양을 얼마로 적시할 지가 미국의 판단 근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신고치가 여러 가지 가정 가운데 최소치에 맞춰진 것이라면 신고 내용이 불충분할 가능성이 크고 플루토늄 확산이나 은폐 의혹을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는 지난 10일 미 하원 외교위 소속 의원들에게 비공개 브리핑한 뒤 앞으로 2-3주동안 북한과 합의한 여러 요소들을 이행하기 위한 활동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만일 북한이 신고서에 미국이 예상하는 플루토늄 양을 신고할 경우 미국은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를 위한 절차에 착수하는 등 ‘상응조치 의무’를 이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플루토늄 양을 최소 30kg에서 최대 61kg까지로 추정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말 미국측에 30kg 안팎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성훈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최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현재 북한이 보유한 플루토늄 총량은 36.5㎏에서 61㎏ 사이고 이 가운데 재처리 과정을 거쳐 추출한 플루토늄 양은 30~49㎏일 것”이라며 “추후 검증단이 방북해 ’핵 히스토리’를 복원하면 정확한 추출량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2006년 10월 소규모 핵실험에서는 2.5~4㎏의 플루토늄을 썼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의 16개 정보기관의 판단을 종합해 지난해 3월 발표된 미국의 ’국가정보평가(NIE)’는 “북한이 2006년 10월 초까지 최대 50kg까지 플루토늄을 생산해 냈을 수 있다”고 분석했으며 힐 차관보 등 미 정부 관계자들은 이를 바탕으로 북한의 플루토늄 양을 50kg으로 추정해왔다.

한 외교소식통은 “북한이 이번 신고서에 담을 플루토늄 양은 핵무기에 쓰인 양은 제외되지만 전체 총량을 정확히 알게 되면 핵무기 관련 내역도 추론할 수 있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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