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신고…”핵폐기 절차의 끝 아니라 시작”

북한이 26일 북핵 10.3합의에 따라 핵 신고서를 제출했다. 최진수 북한 주중대사는 중국 외교부를 방문해 북핵 6자회담 의장인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부부장에게 이날 오후 6시30분(한국시간)께 신고서를 제출했다.

미국도 북한의 핵신고를 환영하며 즉각 테러지원국 해제를 위한 조치에 착수할 것을 약속했다.

북한의 신고서 제출로 6자회담은 핵신고와 불능화로 구성된 2단계 과정을 마무리하고 핵폐기를 목표로 하는 3단계에 본격적으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며 9개월 동안 열리지 못했던 6자회담의 재개일정도 조만간 발표될 예정이다.

북한은 영변 원자로의 냉각탑을 27일 폭파하고 이를 CNN 등을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 핵폐기에 대한 의지를 과시할 계획이다.

북한이 제출한 약 60쪽에 달하는 신고서에는 북한의 핵관련 시설목록과 플루토늄 추출량 및 사용처 등이 담겨 있다. 핵무기 개수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핵무기 개발에 사용한 플루토늄 양은 신고돼 북한이 보유한 핵무기 개수를 추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과 핵확산 의혹 등은 공식 신고서가 아닌 북.미간 비공개 합의의사록에 별도로 담아 처리하기로 했다.

6자회담 참가국들은 조만간 수석대표회담이나 전체회의를 열어 북한이 제출한 신고서 내용의 검증과 3단계 비핵화 로드맵 마련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하지만 북한이 신고한 플루토늄 총량이 그동안 미국 정보 당국이 추정한 양보다 현격하게 차이가 나거나 UEP및 핵확산 문제에 대한 검증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변수가 돌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날 북한의 핵신고에 따라 북한을 테러지원국 리스트에서 해제할 방침이라고 의회에 공식 통보했다.

부시 대통령은 북핵 신고에 따라 북한을 45일 내에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할 방침이며 이 기간에 북한이 약속을 준수하고 핵폐기 절차에 진지하게 협력하는지를 면밀히 관찰할 것이라고 의회에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 6개월간 북한은 국제 테러리즘에 대한 어떤 지원도 하지 않았으며, 북한 정부도 앞으로 일체의 국제 테러지원 활동을 하지 않을 것이란 다짐을 했다”고 지적, 북한이 테러지원국 제외 요건을 충족했다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이 의회에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의사를 공식 통보함에 따라 향후 45일 내에 미 의회가 반대 입법을 하지 않는 한 북한은 테러지원국 리스트에서 제외된다.

앞서 부시 대통령은 북한의 핵신고 직후인 오전 7시40분(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북한의 핵신고를 환영할만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부시 대통령은 그러나 북한의 핵신고는 핵폐기 절차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향후 45일간 북한의 핵신고에 대한 면밀한 검증작업이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또 “미국은 북한 체제에 어떤 환상도 가지고 있지 않다”며 “우리는 북한의 인권 학대와 우라늄농축 활동, 핵실험과 확산,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그리고 한국과 주변국들에 대한 끊임없는 위협을 여전히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분명히 했다.

그는 또 일본인 납북자 문제도 거론하며 자신은 결코 이를 잊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이날 긴급브리핑에서 “북한의 신고서 제출은 10.3합의에 따른 가장 핵심적 조치로써 완전한 비핵화의 실질적인 진전을 위한 중요한 시발점”이라며 “다음 단계인 핵폐기의 토대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우리 정부는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유 장관은 하지만 신고서에 핵무기 개수가 포함되지 않은 데 대해서는 유감을 표명했다.

정부 당국자는 “신고서는 핵관련 시설목록과 플루토늄 생산 및 추출량 그 사용처, 우라늄재고량 등 크게 세 파트로 나눠져있다”면서 “그동안 추측이 있었지만 북한이 추출한 플루토늄 양을 공식 파악할 수 있게 됐으며 앞으로 철저한 검증을 통해 그 정확성을 밝혀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UEP와 핵확산 문제는 미.북 간 별도의 비공개 합의 의사록에서 다뤄지게 될 것”이라며 “그러나 북핵포기는 모든 핵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하기에 UEP와 핵확산 관련 내용도 신고서 전체의 일부로 간주돼야 할 것이며 이 부분에 대해서도 검증을 통해 철저히 규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정부의 테러지원국 해제 의회 통보후 45일 이내에 신고서 내용의 검증체제가 확립돼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앞으로 6자회담이 개최되면 검증체제를 조속히 구축하기 위한 협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27일 오후 4∼5시(서울시간)께 영변 원자로의 냉각탑을 폭파할 것으로 보인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26일 평양발로 보도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