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변수, 남북관계에 어떤 영향줄까

북한과 미국이 비핵화 2단계 협의를 사실상 마무리하고 본국 정부와 6자회담 나머지 참가국을 상대로 의견 수렴 등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북핵 프로세스의 진전이 이뤄질 경우 남북관계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을 모은다.

북.미는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의 방북(10.1~3)을 통해 핵심 쟁점인 북핵 검증 체계 수립과 그에 맞물린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문제에 대해 일부 의견 접근을 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또 미 공화당 행정부로서도 외교적 성과로 삼으려던 북핵 협상이 파국에 이른 상태에서 11월 대선을 치르기 부담스럽고 북한으로서도 테러지원국 해제라는 발판을 만들어 놓고 미국 차기 정부와 상대하길 원한다는 분석도 북.미 간 타협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북핵 협상의 진전은 이미 6자 틀에서 합의된 사항을 이행하는 것이라는 한계가 있음에도 불구, 일단 우리 정부에 남북관계를 풀어 나갈 좋은 여건을 제공할 것이라는게 당국자들의 분석이다.

한 정부 소식통은 “정부가 북핵 프로세스의 진전에 맞춰 남북관계를 발전시킨다는 기조이기에 비핵화 부문에 진전이 있을 경우 우리 정부로선 대북 인도적 지원과 기타 남북경협 인프라 구축 등을 적극 추진할 명분이 생기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문제는 북한이 `맞장구’를 칠지 여부다.

북핵 진전을 계기로 대미, 대남 관계를 동시에 활성화해서 살길을 모색하는 방향으로 나간다면 남북관계는 양측의 상호 작용을 통해 정상화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최근 북한이 보이는 태도로 미뤄 대미 관계 진전 노력과는 별개로 남측과는 계속 각을 세우려 할 가능성을 점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불거지기 시작한 지난달 초 한때 대남 비난 빈도를 줄였지만 최근 들어서는 비난의 빈도와 수위를 모두 높이고 있다고 당국은 분석하고 있다.

거기에 더해 북한 인민군 해군사령부는 9일 대변인 담화를 통해 우리 해군이 북측 영해를 잇따라 침범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제2의 6.25’를 운운하는 등 `위협 공세’를 폈다.

또 지난 2일 군사실무회담에서는 관계가 없는 사안을 연결하는 무리를 해가면서까지 남측 민간단체의 삐라 살포가 중단되지 않으면 개성공단 사업 및 개성관광 등에 악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특히 최근 서해상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도 통상적인 훈련이라는 우리 당국의 분석이 있긴 했지만 유사한 맥락에서 해석하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런 움직임을 6.15, 10.4 선언 이행에 대한 보다 분명한 입장표명이 있기 전까지는 대남 관계를 개선할 뜻이 없음을 시사하는 것이자, 대남 압박을 통해 우리 정부의 정책기조 변화를 유도하려는 포석으로 해석하고 있다.

그런 만큼 북한이 미국과의 당면 협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대외 환경의 긍정적 변화를 등에 업고 대남 공세의 고삐를 더 조일 가능성도 없지 않아 보인다.

만약 북한이 이런 시나리오대로 대남 공세를 강화할 경우 정부가 어떻게 대응할 지도 관심이다.

결론적으로, 정부가 쉽게 현재의 대북 기조를 바꾸지 않을 것이란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미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 해결을 위한 대화를 포함한 전면적 대화를 제의해둔 상태라는 점에서 북의 호응을 기다리는 현 기조를 그대로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이런 분석대로 남북이 팽팽히 맞설 경우 일시적으로 긴장 지수가 높아질 수 있다.

이와 관련, 상당수 전문가들은 미묘한 현재의 북핵 국면에서 한미 공조가 얼마나 잘 이뤄지느냐가 향후 남북관계에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즉 북한이 `통미봉남’을 시도할 때 한미 공조가 어느 정도 작동할 지가 남북관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란 얘기다.

현재의 불투명한 경제 상황도 변수다. 정부는 불확실한 경제상황 속에서 북한발 위기 조성 시도를 감수하고 나갈 것이냐, 아니면 경제 상황에 미칠 영향을 감안해 적절하게 관리해 나갈 것이냐를 놓고 고민을 하게될 것으로 보인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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