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문제, 원칙적인 대응이 가장 빠른 길

북핵문제와 관련된 북한의 강경발언과 행동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2월 10일 핵보유 선언과 6자회담 무기한 불참 선언, 3월 말 6자회담 군축회담으로의 전환 제의, 4월 8일 김영춘 총참모장의 ‘자위적’ 핵 억제력 제고 발언 등이 이어졌다.

관심과 기대를 모았던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의 중국방문은 “북한은 이미 핵보유국이며, 6자회담은 군축회담이 돼야 한다”는 북한의 뜻을 중국에 설명하기 위한 회담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강경조치의 배경을 설명하고 중국의 양해를 얻기 위한 만남이었던 셈이다.

지금은 목표와 원칙에 충실할 때

6자회담이 공전하고 있는 지 일 년이 다가오고 있는 시점에서 북한의 일련의 강경대응을 놓고 여러 가지 분석이 나온다. 일부에서는 북한이 이라크와 이란문제 때문에 북핵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기 어려운 미국의 입장을 이용, 당분간 6자회담에 복귀하지 않으면서 미국을 압박하는 장기 지연전술을 채택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또 일부에서는 북한이 6자회담 복귀 전에 보상의 크기를 늘려놓으려는 협상전술이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후진타오 주석이 북한을 방문하여 6자회담 복귀를 촉구하고 북한이 이를 수락해주는 모양새를 연출함으로써, 한편으로는 중국의 대북 영향력을 인정해주고 다른 한편으로는 보상의 크기를 늘이려는 사전 포석이라는 것이다.

북한의 이와 같은 행동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불태(白戰不殆)라고 했다. 때로는 상대방의 책략을 의도적으로 무시하는 편이 효과적일 때도 있다. 적의 행동을 예측하기 어렵고, 그로 인한 위험도가 늘어날 때 더욱 그렇다.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이 1년 가까이 공전하고 있고, 북한의 강경기조가 도를 더해가면서 북핵정국은 언제 어떤 형태로 변화될지 모르는 상황에 진입하고 있다. 북한의 예측 불가능한 행동이 불투명성을 더하고, 더해지는 불투명성이 위험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럴 때에는 상대방의 의도보다 우리의 목표와 원칙에 충실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압박해야 대화와 설득도 가능

국제사회의 목표는 분명하다. 북한의 완전한 핵폐기다. 6자회담의 중단과 북한의 핵보유 선언은 ‘대화’와 ‘설득’을 통한 북핵문제 해결이 실패했음을 증명하고 있다.

이제 다른 수단과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북한의 핵을 매개로 ‘대가’를 주는 방법은 1차 핵위기의 전례로 보아 이미 실패가 확증되었다. 결국 남은 선택은 하나다. 국제사회의 압박과 봉쇄가 그것이다. 이는 핵해결을 위한 방법론의 문제이자 핵문제와 관련한 국제사회의 원칙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국제사회는 이제 북한에 대한 압박과 봉쇄를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한다. 북한의 정치적, 경제적 상황을 감안한다면 압박과 봉쇄 정책의 효과는 예상보다 훨씬 클 것으로 기대된다. 압박과 봉쇄가 효과를 나타낼 때 대화와 설득이라는 방법도 실효성을 얻을 수 있다.

지금은 국제사회의 원칙적이고 단호한 결단이 필요한 시기다. 불확실한 상황일수록 원칙에 충실한 것이 최선의 길이다.

이광백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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